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열린 소인수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열린 소인수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은 윤석열 정부의 향후 5년간 외교역량에 큰 동력을 불어넣어 줄 성공적인 회담으로 평가된다.

윤 대통령이 취임한 지 불과 11일만에 미국 대통령이 방문하며 역대 최단기간만에 한미정상회담이 성사됐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 최우선 거점인 일본보다 먼저 한국을 방문함으로써 미국의 외교전략에서 한국이 가지는 중요성이 강조됐기 때문이다.

이번 회담 후 양국 정상이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에서도 이번 회담의 성과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힘의 우위’ 기본으로 한 대북전략 공감대

북한의 미사일도발이 점차 심화되고 추가 핵실험 준비 정황까지 포착되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 정상이 대북 전략을 공유하고 그 공통분모를 확인했다는 점은 이번 회담의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전임 문재인 정부와 트럼프 정부 역시 북한 김정은과 협상을 계속하며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보였지만, 실질적 전략에 있어서는 오히려 그 이전보다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제력 없는’ 공동선언에 의존하며 북한과 대화의 끈을 이어가기 보다는, 확실하게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할 수 있는 현실적 제재가 대북전략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것에 양국 정상이 모두 동의했다는 것은 양국의 대북 전략의 근본적 변화를 시사한다.

특히 북한이 가장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한미연합훈련의 범위와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는 것은, 북한에게 확실한 ‘힘의 우위’를 보여줌과 동시에 북한에게 협상의 주도권을 넘겨주지 말아야 한다는 데 양국 정상이 인식을 같이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은 미국의 동아시아 외교 ‘최우선 파트너’

전통적으로 미국의 동아시아 외교에 있어서 최우선 전략거점은 일본이었다. 지정학적으로도 한국은 북한·중국과 너무 인접해있어 한국을 최우선 전략거점으로 삼기에는 미국 입장에서 위험부담이 크다. 주한미군 주둔으로 인해 한국 내 좌파세력들로부터 지속적인 비난을 받는 것도 부담이다.

그래도 미국의 외교 전략에서 한국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수밖에 없다. 대북한·대중국 전략에서 절묘한 균형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한국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미국의 동아시아 외교에서 ‘파트너’가 돼야 할 한국 정부가 미국과 동일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다. 하지만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윤석열 정부가 바이든 행정부와 대북·대중국 전략에 대해 서로의 기본 입장을 공유하고 공감대를 확인한만큼, 이번 정부에서는 미국 동아시아외교의 ‘최우선 파트너’로서 자리매김할 발판을 탄탄하게 마련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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