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포엔' 정원 모습. /핫포엔 폼페이지 캡처
'핫포엔' 정원 모습. /핫포엔 폼페이지 캡처

한국방문을 마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후 서울을 출발해 일본으로 향했다. 23일 미일 정상회담을 갖고, 24일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협의체인 쿼드(Quad) 정상회담 참석 후 바로 미국으로 돌아간다.

취임 후 첫 일본 방문이지만 실질적인 미·일 정상에게 주어진 시간은 23일, 단 하루가 될 전망이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성공적인 회담을 위해 도쿄 미나토(港)구 소재의 유서 깊은 정원 ‘핫포엔’(八芳園)을 만찬장으로 낙점했다.

에도시대를 연 권력자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 측근의 저택이었던 핫포엔은 수백년 된 분재들과 고택을 지닌 거대 정원(약 4만㎡ )으로, 고급 요정·연회장이 들어 서 있다. 총리 부인 유코(裕子) 여사가 양국 정상을 위해 직접 다도를 선보인다고 한다. 일본에서 다도는 고도의 예술 행위다. 물만 부으면 되는 차에 비해, 가루로 거품을 내 손님에게 대접하는 일련의 과정에 상당한 학습·훈련이 필요하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한정된 시간이니 만큼, 환대의 감동을 확실하게 인상지우고자 하는 기시다 총리의 생각이 강하다."

백악관 측은 ‘소박한 저녁식사(small dinner)’라고 칭했지만, 사실상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둘러싼 양국 정상의 공감대 형성 등 긴밀한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일본 언론들은 분석한다. 후지뉴스네트워크(FNN)의 경우, 핫포엔에 신해혁명의 주역 쑨원(孫文)이 일본에서 반청(反淸)운동을 주도하던 시절 만들어진 탈출구가 있다면서, 자연스럽게 중국이 화제에 오를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특히 미·일 정상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중국에 핵보유 투명성을 요구할 것이라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전망했다.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진 않았으나, 중국은 미국·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많은 핵탄두를 보유한 국가로 알려졌다. 중국은 바이든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기간동안 남중국해 등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에 돌입한 상태다(남중국해 5월 19~23일, 서해 5월 19일~6월 2일). 패권 과시를 위한 무력시위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호주 총선에서 승리한 노동당 대표 앤서니 알바니즈가 총리 취임 24시간 만에 쿼드 정상회담에 참석한다. "쿼드 정상회담은 호주의 최우선 과제"라는 입장이다. 이날 미국 고위 당국자가 바이든 대통령 방한에 동행한 백악관 기자단에게 "현재로선 한국의 쿼드 추가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새 회원국을 생각하기보다 (쿼드가) 이미 제시한 것들을 발전·강화하는 게 당면 목표"라며, 중국 견제 차원에서 진행되는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몇 개국이 참가하게 될 것인가 하는 질문엔, "아직 말하기 이르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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