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매출이 늘어나는 여름철을 맞아 ‘주(酒)도권’을 잡기 위한 편의점업계의 신제품 출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연예인 소주 시장을 열어젖힌 가수 박재범의 프리미엄 소주 ‘원소주’. /연합
주류매출이 늘어나는 여름철을 맞아 ‘주(酒)도권’을 잡기 위한 편의점업계의 신제품 출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연예인 소주 시장을 열어젖힌 가수 박재범의 프리미엄 소주 ‘원소주’. /연합

편의점업계가 ‘주(酒)도권’ 경쟁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과 여름철 주류 성수기를 맞아 홈술족을 겨냥한 신제품 기획과 단독출시가 경쟁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수제맥주로 촉발된 편의점들의 주류대전이 전 주종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24일 편의점업계 1위 씨유(CU)와 2위 GS25는 각각 하이트진로와 손잡고 애주가들이 반색할 신제품 출시 소식을 전했다. 양사는 각각 현대인의 입맛에 맞춰 에일 맥주로 업그레이드한 ‘크라운맥주’, 국내 최초의 캔폭탄주 ‘갓생폭탄맥주’를 독점 판매한다.

크라운맥주는 하이트진로의 전신인 조선맥주가 1952년 출시해 큰 인기를 끌었던 제품으로 1993년 단종된 뒤 30여년 만에 부활하며 중장년층의 향수와 젊은층의 호기심을 동시 자극할 것으로 기대된다. 갓생폭탄맥주 또한 소주 ⅓잔과 맥주 반잔이라는 소맥 폭탄주의 황금비율 맛을 구현해 소맥러들의 열광적 지지가 예상된다.

같은날 세븐일레븐은 미국 뉴요커들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국내 SNS상에서도 화제가 됐던 ‘토끼소주’를 단독 론칭하며 편의점업계의 올여름 주류전쟁에 맞불을 놨다. 미국인 브랜드 힐이 한국 전통 양조장에서 영감을 얻어 100% 찹쌀로 빚은 전통주를 발효시켜 만든 제품이다. 이마트24는 막걸리를 무기로 들었다. 지난 9일 독점 출시한 서울장수의 ‘솟솟막걸리’가 그것이다. 2030세대 등산러 증가에 맞춰 국내산 솔잎으로 솔향을 살린 게 특징이다.

주(酒)도권을 잡기 위한 독점 경쟁은 연예인을 앞세운 프리미엄 주류시장에서도 가열되고 있다. 지난 2월 가수 박재범이 내놓은 ‘원소주’가 1만4900원이라는 고가에도 대히트를 치면서 연예계와 협업한 주류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스타트는 씨유가 끊었다. 씨유는 지난 3월 사이먼 도미닉 등이 소속된 힙합레이블 AOMG와 제주맥주가 공동 개발한 ‘AOMG 아워 에일’의 단독 판매에 들어갔다. 캔 겉면의 QR코드로 접속하면 AMOG 아티스트가 추천한 플레이리스트를 감상할 수 있다. 술자리의 분위기를 띄울 MZ세대의 인싸템으로 불리며 단 2주만에 초도물량 20만개가 완판된데 이어 지금도 매주 평균 5만여개가 팔려나가 씨유의 효자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GS25는 지난달 29일 흥행 보증수표인 박재범의 주류회사 원스피리치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양사는 오는 7월부터 원소주의 후속 제품인 ‘원소주스피릿’을 GS25에서만 선보인다. 24도인 원소주보다 도수는 2도 높이고, 가격은 낮춰 고객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세븐일레븐이라고 가만히 있을리 만무하다.

지난 19일 양조업체 조은술세종과 연예계의 대표적 주당으로 알려진 가수 임창정이 콜라보레이션한 전통소주 ‘소주 한잔’의 판매권을 단독 확보했다. 출시시기가 원소주스피릿과 같아 프리미엄 소주 시장에서 가수 선후배의 자존심을 건 맞대결 결과에 벌써부터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처럼 편의점업계가 올해 유달리 술독에 빠져 있는 것은 그만큼 매출에서 주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급증한 홈술족 덕분에 주류의 매출비중이 10%를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에만 주류매출이 두자릿수 상승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주류의 경우 안주류 동반 구매 등 매출상승 시너지가 크고 독점 판매에 따른 고객 유인 효과가 즉각 나타난다는 점도 올해 편의점업계가 나만의 주류 라인업 강화에 주력하는 이유라고 부연했다. 지난해부터 편의점 빅4 모두 주류(酒類)가 주류(主流)인 특화매장에 출점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의 주 소비층이자 홈술 트렌드의 주도세력인 MZ세대는 새롭고 차별화된 소비경험에 열광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며 "이들을 사로잡기 위해 주종을 넘나드는 다양한 협업과 신제품 개발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류매출이 늘어나는 여름철을 맞아 ‘주(酒)도권’을 잡기 위한 편의점업계의 신제품 출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편의점 씨유(CU)가 25일 독점 출시한 하이트진로의 ‘크라운맥주’. /BGF리테일
주류매출이 늘어나는 여름철을 맞아 ‘주(酒)도권’을 잡기 위한 편의점업계의 신제품 출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편의점 씨유(CU)가 25일 독점 출시한 하이트진로의 ‘크라운맥주’. /BGF리테일
편의점 씨유(CU)가 지난 3월 독점 출시한 제주맥주의 ‘AOMG 아워 에일’. 캔 겉면의 QR코드로 접속하면 유명 힙합레이블 AMOG의 아티스트가 추천한 플레이리스트를 감상하며 술자리의 분위기를 북돋을 수 있다. /BGF리테일
편의점 씨유(CU)가 지난 3월 독점 출시한 제주맥주의 ‘AOMG 아워 에일’. 캔 겉면의 QR코드로 접속하면 유명 힙합레이블 AMOG의 아티스트가 추천한 플레이리스트를 감상하며 술자리의 분위기를 북돋을 수 있다. /BGF리테일
GS25가 25일 독점 출시하는 하이트진로의 캔폭탄주 ‘갓생폭탄맥주’. 소맥 폭탄주의 황금비율 맛을 구현해 소맥러들의 열광적 지지가 예상된다. /GS25
GS25가 25일 독점 출시하는 하이트진로의 캔폭탄주 ‘갓생폭탄맥주’. 소맥 폭탄주의 황금비율 맛을 구현해 소맥러들의 열광적 지지가 예상된다. /GS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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