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이 21일 당 정치국 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북한 김정은이 21일 당 정치국 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 임박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이 북한이 핵실험의 최종단계 격인 케이블 연결 작업만 남겨뒀다고 주장했다. 시기적으로 미국의 현충일에 해당하는 메모리얼데이(5월 30일) 전후로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한·미·일 3국이 이에 대응하는 해상연합훈련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출연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위치한 북한 핵실험장과 관련해 "핵실험을 위한 공간까지 전기 케이블을 연결하는 작업만을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서 케이블 연결 작업은 핵폭발 위력 등을 측정하는 계측장비와 지상 통제소 간에 이뤄지는 것으로 핵실험 준비의 막바지 단계를 의미한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일반적으로 케이블 선로 연결은 핵실험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하지 않는다"면서 "북한이 핵실험을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은 북한이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데이 주간에 핵실험을 실시할 것이라고 거론하기도 했다. 한국 정부 역시 북한이 조만간 핵실험을 할 것으로 보고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26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이 불발되자 이튿날 독자제재를 단행했다. 미국은 그간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와 추가 핵실험 동향에 대응해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을 주도해왔지만 제재 효과를 인정하지 않는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최종 실패했다.

이에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7일(현지시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및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을 지원한 북한 국적의 개인 1명과 북한 및 러시아의 기관 3곳을 제재 대상 목록에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제재 대상은 미국으로의 여행이 금지되고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며 이들 개인 및 기관과의 거래도 전면 금지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측의 금번 조치는 다수의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탄도미사일 개발에 대응하기 위해 대북제재를 통한 압박이 긴요하다는 미국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며 "한미 양국은 북한이 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하고 비핵화의 길로 돌아올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한·미·일 3국은 북한이 만일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연합해상기동훈련으로 대응 수위를 높일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항공모한전단을, 한국 해군·일본 해상자위대 함정 등이 동원된 대규모 군사훈련으로 대북 압박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국방장관은 다음달 10~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연합훈련과 관련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또한 한·미·일 연합훈련은 미국 주도의 다국적 해상 훈련인 환태평양훈련(림팩, RIMPAC)에 참가하는 해군 전력을 중심으로 한 해상기동훈련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해군은 이번 림팩에 이지스구축함(DDG) 세종대왕함, 한국형구축함(DDH-Ⅱ) 문무대왕함, 대형수송함(LPH-Ⅱ) 마라도함, 214급잠수함 신돌석함 등 최신 전력을 대거 투입한다. 이들 전력은 이달 말 훈련지역인 하와이를 향해 출항한다. 과거에도 림팩에 참가하는 한국 해군 전력들은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연합 탄도미사일 탐지·추적·요격 훈련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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