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중심축이 유통에서 화학과 신사업으로 바뀌고 있다. 롯데하면 떠올랐던 껌과 과자 등 유통사업이 지난해 처음으로 화학사업에 매출 비중 1위를 내준 것이다.

29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그룹 매출 중 화학사업군이 33%의 비중을 차지하며 27.5%에 머무른 유통사업군을 제쳤다. 유통사업이 매출 비중에서 두 번째로 밀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 유통사업군은 지난 2017년 그룹 내 매출 비중이 41%에 달했지만 매년 하락세가 이어지며 지난해 처음 20%대로 진입했다. 같은 기간 화학사업군의 매출 비중은 27%에서 33%로 6%포인트(p) 올랐다.

이번 역전은 유통사업의 부진과 화학사업의 성장이 맞물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롯데그룹의 유통 핵심인 롯데쇼핑만 해도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반면 화학을 이끌고 있는 롯데케미칼은 전년 대비 45.7% 증가라는 호성적을 시현했다.

이에 롯데그룹은 화학분야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2030 비전·성장전략’을 발표하고 오는 2030년까지 총 10조원을 투자해 수소에너지와 배터리 소재 사업을 키워 글로벌 배터리 소재 선두기업으로 거듭나겠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17조원인 매출 규모를 50조원으로 3배 가까이 늘린다는 계획이다.

미래 먹거리를 위한 신사업에도 뭉칫돈이 투입된다. 지난 24일 향후 5년간 37조원을 국내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투자액의 41%를 바이오·모빌리티 등 신사업과 건설·렌탈·인프라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유통분야에도 서울·인천에서의 대형 복합몰 개발 등 5년간 8조1000억원이 투입되지만 상대적으로 중량감이 떨어진다. 롯데그룹 관계자도 "여전히 유통사업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는 있지만 화학과 신사업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