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육감 중도·우파 단일화 끝내 무산

"3人의 이기심이 교육의 재앙 부른다"...시민들 분노
협상 불리하면 독자출마 고수...'조희연 도우미' 전락

조희연(왼쪽부터)·조전혁·박선영·조영달 서울시교육감 후보들이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에서 열린 서울시교육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조희연(왼쪽부터)·조전혁·박선영·조영달 서울시교육감 후보들이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에서 열린 서울시교육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교육감선거에서 서울시 교육감 중도·우파 후보들의 단일화가 끝내 무산됐다. 이대로 선거가 치러진다면 조희연 현 서울시교육감의 3선이 거의 확실시된다.

이번 단일화 추진 과정에 참여한 시민사회 관계자들은 끝내 단일화를 하지 않고 전교조 후보인 조희연 교육감 당선에 도우미 역할을 한 박선영·조전혁·조영달 등 세 후보는 앞으로 영원히 교육계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중도·우파 교유감 후보 단일화 협상에 관여했던 한 관계자는 "(단일화 경선 선거인단) 명단이 제출됐을 때 이의를 제기했어야지 그때는 아무 말도 없다가 경선결과가 자기에게 불리하게 돌아간다 싶으니까 단일화 기구를 탈퇴하고 독자출마해버리는 후보들도 하나같이 이기적"이라며 "좌파들도 그렇게 단일화하지는 않는다. 최소한 중도 표를 확장할 수 있는 쪽으로 단일화를 하는데 이번 중도우파 교육감 후보 단일화 실패는 추진기구의 불투명성과 후보 개개인의 이기심이 겹찬 결과"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조희연 교육감이 또 당선된다면 박선영·조전혁·조영달 이 후보들에게 모두 책임을 물어서 앞으로 어떤 선거에든 나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우파 후보를 표방하는 박선영 후보와 조전혁 후보는 28일에 이어 29일에도 회동하며 단일화 협상을 가졌지만, 어느 한 쪽도 양보 의사를 보이지 않으면서 단일화가 끝내 무산됐다.

여론조사 공표금지기간인 26일 전까지 실시된 여론조사를 보면 서울시 교육감 후보 지지도에서 조희연 후보가 30% 내외의 지지율을 보였고, 박선영 후보는 17~20%, 조전혁 후보는 13~16%를 오르내렸다. 또다른 우파진영 후보인 조영달 후보의 지지도 역시 6~8%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박선영 후보·조전혁 후보·조영달 후보의 단일화가 성사된다면 조희연 후보의 3선을 저지할 가능성이 충분한 셈이다.

사실 이들에게 단일화를 성사시킬 기회는 여러 번 있었다. 박선영 후보·조전혁 후보·조영달 후보 모두 지난 2월부터 단일화추진기구인 ‘수도권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 단일화 추진협의회’(교추협)에 참여해 단일화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단일화는 끝내 무산됐다. 문제의 원인은 무엇일까. 교추협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교육전문가는 2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후보들의 문제도 있지만 교추협 자체가 더 큰 문제’라고 단언했다.

그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와 마찬가지로 단일화 추진기구 자체의 쓸모없음을 확인하게 됐다"며 "후보 단일화 기구가 공정함을 잃은 이상 후보들이 결과에 승복할 수 있겠는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인천이나 부산같은 다른 지역의 교육감 후보들이 경선 선거인단을 모집하는 사례를 봤을 때 후보 개개인의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도 후보 한 사람이 3000명을 넘게 모으기가 어렵다. 2018년 당시 서울시 교육감 후보를 단일화 할때도 경선 선거인단이 1만여 명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올해는 서울시 교육감 단일화 경선 선거인단에 참여한 사람 숫자가 28만 명이나 됐다. 절대 정상적이지 않은 숫자다. 각 후보들이 동의하지 않은 선거인단을 교추협에서 대량으로 명단에 집어넣은 불량 선거인단인 셈"이라며 "서울시 교육감 단일화인데 서울시 투표권을 가지지 않은 사람도 대거 유입됐을 것이라 본다"고 지적했다.

교추협 역시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인정했다. 김주성 교추협 공동대표는 29일 "최종적으로 경선에서 실제 투표한 것은 3만7000여명이었는데, 그 중 70%정도가 조전혁 후보를 지지하는 표였다"며 "28만명 중에서 조전혁 후보가 8만명 정도의 선거인단 명단을 가져왔고 박선영 후보가 4만5000명 정도 선거인단 명단을 가져왔는데 후보 개인의 역량으로 보기에는 너무 많은 선거인단이었다. 뭔가 특정 세력이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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