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한국인 우승...현대작품 최고해석상도 수상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 있어서 행복하다"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27)가 제12회 장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연합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27)가 제12회 장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연합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27)가 제12회 ‘장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했다(현지시간 29일). 이 콩쿠르 최초의 한국인 우승자다. 양인모는 5명의 다른 최종 후보들을 제치며 최고 영예를 안았고, 현대작품 최고해석상도 수상했다(미국의 네이선 멜처 2위, 우크라이나의 드미트로 우도비첸코 3위).

상금 3만 유로(약 4천만원) 이외에 시벨리우스 콩쿠르 사상 처음으로 NFT(대체불가 토큰:디지털 자산의 상업화에 유리한 가상화폐) 트로피까지 받았다. 콩쿠르 의장인 지휘자 사카리 오라모와 바이올리니스트 페카 쿠시스토의 멘토링,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및 핀란드 방송 교향악단과의 협연 기회가 부상으로 주어진다. 명기를 후원받는 것 또한 큰 특전이다(이탈리아 토리노 1772년제 ‘조반니 바티스타 과다니니’).

핀란드 국민작곡가 시벨리우스(1865~1957) 탄생 100주년 이래 5년마다 열린 이 콩쿠르는 코로나 19로 연기돼 올해 12회를 맞았다. 비니아프스키 콩쿠르 등과 함께 바이올린 만의 경연장, 젊은 바이올리니스트(만 30세 이하)들이 동경하는 세계적 무대의 하나다. 1965년 제1회 우승자인 올레그 카간을 비롯해, 빅토리아 뮬로바·레오니다스 카바코스·세르게이 하차투리안 등 거장들을 배출해 왔다.

2005년 신지아(공동 3위)·백주영(4위), 2015년 정경화의 제자인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텔 리가 우승한 바 있다. 올해 16개국 240명 지원자 중 본선 진출자는 49명, 그 중 단 6명이 최종 결선에 올랐다(스스로 선택한 협주곡과 시벨리우스 협주곡을 핀란드방송교향악단·헬싱키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협연).

2008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한 양인모는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바이올리니스트의 한 사람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미국 뉴잉글랜드 음악원을 거쳐 독일 베를린 한스아이슬러 국립음대에서 수학하고 있다. 2014년 콘서트 아티스트 길드 콩쿠르에서, 2015년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각각 우승했다.

‘보스턴 심포니홀, 라비니아 뮤직 페스티벌’ 등 미국 주요 무대에 진출해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어서 행복하다", "참가자들이 서로에게 배우는 시간이었고 콩쿠르의 매력을 다시 느끼게 됐다." 대회 우승 직후 소속사 크레디아를 통해 양인모는 소감을 밝혔다.

정경화·사라 장의 뒤를 이어 세계적 대회에서 이름을 알린 한국 여성 바이올리니스트들이 이미 한 손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이번 시벨리우스 콩쿠르 결과는 오랜만에 들려 온 우리나라 남성 바이올리니스트의 주요 국제대회 낭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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