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한의 ‘감성(感性)독재’에 지배당하고 있다?
트럼프, 북한의 ‘감성(感性)독재’에 지배당하고 있다?
  • 구보타 루리코(산케이신문 편집국 편집위원)
  • 승인 2018.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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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보다 루리코(久保田るり子, 산케이신분産経新聞 편집국 편집위원)
글: 구보다 루리코(久保田るり子, 산케이신분産経新聞 편집국 편집위원)

Japan In-depth 2018/10/7

【요약】

・김정은과 “사랑에 빠져버렸다”는 발언은 빼놓을 수 없는 위험신호

・김정은의 편지는 북한식 ‘감성독재’의 심리 작품

・美北협의, 北페이스대로 비핵화 허들이 높아진 현실을 직시하라

세계는 공산주의의 상투수단을 잊어가고 있다. 공산주의 체제를 지탱한 것은 대중선동과 공포정치이며, 독재자의 우상화와 정적(政敵) 숙청이었을 뿐이다. 제2차 세계대전 말기, 중국 동북부의 중국공산당원으로서 동북항일군(東北抗日軍) 게릴라였던 김일성은 일본군에 현상금이 걸리고 쫓겨서 소련으로 도망해 들어가 소련군 제88특별여단에 들어갔다. 거기서 그 풍모와 충성심을 인정받아 소련의 괴뢰정부인 북한의 수령이 되었다.

김정은의 조부, 김일성은 철저히 충실한 스탈린주의자였다. 김일성이 3대를 계속하는 이형(異形)의 독재국가를 만든 것은 교조적인 공산주의자였기 때문이다. 카리스마라고는 조금도 없었던 김일성은 개인숭배를 위해 전설을 만들고, 우상을 만들 신화를 만들어、숭배하는 노래를 만들게 하고, 시(詩)를 만들게 하여 전기(傳記)를 날조했다.

담소하는 김일성(右)1956년
담소하는 김일성(右)1956년

2대째, 김정일도 이를 본받아서 전설로서 자신을 꾸미면서 비밀주의로 일관했다. 김정일은 특히 충성심을 높이게 하는 감성정치(感性政治)를 중시했다. 조선로동당 선전선동부에는 문학과가 있고 전국에서 재능이 있는 작가들이 모였다.

한국을 공산화하는 것이 목적인 조선로동당 통일전선부는 미디어, 소설, 시, 음악으로 저도 모르는 사이에 남한사람들을 감화시키는 문화침투 전문부서다. 김씨일족을 신격화하는 부서는 통일전선부 안에서도 엘리트 집단 ‘101연락소 5국’이었다.

이 부서를 중심으로 김정일 생일에는 김정일에 바치는 감동스런 장문의 서사시를 만들기 위해 작가가 선발된다. 여기서 일언일구를 골라내면서 수개월에 걸쳐 시를 짓는다고 한다.

김정일(총비서)와 푸틴 (2000년)
김정일(총비서)와 푸틴 (2000년)

북한은 사람 마음을 조종하는 심리전에 대해서는 놀라울 정도의 정열로 노하우를 축적해 온 나라다. 3대 째인 김정은은 김씨 일족의 ‘감성독재의 유산’을 인계받았다. 선발시스템도 조직으로서의 기능도 말에 의한 세뇌술도 모두 물려받았다.

김정은(2012년)
김정은(2012년)

그런데 트럼프는 김정은에 한없이 호의적이다. 9월 29일, 美남부 웨스트버지니아주 호이-링의 지지자집회에서 트럼프는 이렇게 말했다. “김정은은 나에게 아름다운 편지를 써서 보냈다. 그것은 멋진 편지였다. 이런 말을 해도 용서해 줄까? 우리는 사랑에 빠진 것이다.” 이 말을 들은 대부분의 미디어는 농담으로 받아들인 것 같은데 대통령 자신이 북한의 함정에 빠져버렸는지도 모른다.

김정은은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으로 4통의 편지를 트럼프에게 보냈다. 모두 절묘한 타이밍으로 트럼프 손에 들어와 그 때마다 국제사회에서 높아진 불신과 우려가 일단은 수습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트럼프가 ‘아름다운 편지’, ‘멋진 편지’라고 칭찬하고 있다.

김정은의 편지를 접수하는 트럼프(2018년6월1일)出典:Shealah Craighead
김정은의 편지를 접수하는 트럼프(2018년6월1일)出典:Shealah Craighead

최초의 편지는 6월12일의 싱가포르 美北정상회담 전, 북한 고위관료의 ‘노골적인 적의(敵意)’에 분노한 트럼프가 회담중지를 발표하자, 김영철이 6월 1일에 급거 방미했을 때 트럼프에게 건냈다.

그 편지가 상황을 바꾸어 트럼프가 “대단히 멋진 편지였다. 대단히 흥미로운 편지였다”고 만족하면서 싱가포르회담으로 이어졌다. 두 번 째 편지는 여전히 비핵화가 진전이 없는 가운데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7월 6,7일에 방북했다.

서한은 6일자(공표는 12일)로 언제 트럼프의 손에 들어갔는지는 불투명하지만 분위기를 바꾸었다. 트럼프의 트위터에 공표된 것은 “2국간의 새로운 미래를 기대한다”고 하는 것으로 대단한 내용은 아니지만, 성과가 없었던 폼페이오 방북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아주 멋진 편지였다.”고 트위터했다.

A very nice note from Chairman Kim of North Korea. Great progress being made! pic.twitter.com/6NI6AqL0xt

— Donald J. Trump (@realDonaldTrump) 2018년7월12일

▲트럼프 Twitter 2018년7월12일

세번째 편지는 6.25전쟁 참전 미군전사자 55위의 유골이 하와이에 도착한 그날(8월1일)에 트럼프에게 도착했다. 몇 시간 후에 트럼프는 흥분된 모습으로 “당신의 멋진 편지에 감사한다. 곧 만나게 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트위터했다.

그리고 네번째 편지는 UN총회가 시작되는 9월 16일에 평양에서의 南北정상회담(18~20日) 바로 직전이었다. 수취한 이틀 후에 트럼프는 기자들에게 “김정은으로부터 멋진 서한을 받았다. 우리는 북한과 관련하여 엄청난 진전을 이루었다.”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편지의 일부는 공표되었지만 전부인가 어떤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트럼프의 기분을 흔들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그 편지가 ‘감성 독재’에 능통한 프로의 손으로 쓴 것이라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타이밍이 우연일 턱이 없다.

Thank you to Chairman Kim Jong Un for keeping your word & starting the process of sending home the remains of our great and beloved missing fallen! I am not at all surprised that you took this kind action. Also, thank you for your nice letter – l look forward to seeing you soon!

— Donald J. Trump (@realDonaldTrump) 2018年8月2日

▲트럼프Twitter 2018년8월1일

편지마다 ‘멋지다’를 연발한 트럼프의 말과는 반대로 북한의 비핵화 진전, 그 실적은 전혀 없다고 해도 좋다. 평양의 남북정상상회담에서 북한이 언급한 동창리 미사일엔진 실험장과 발사대의 ‘영구 폐기’, 또는 ‘미국의 상응 조치’가 있다면 ‘영변 핵시설을 항구적으로 폐기하겠다.’고 한 것도 비핵화가 아니라 시설파기에 지나지 않는다,

차례 차례로 북한이 이렇다할 항목을 늘어놓는 살라미전술은 비핵화 길을 더욱 뒤로 미루게 할 뿐이다. 오히려 장해물만 늘어 비핵화의 허들이 올라갈 것이다.

정상회담하는 김정은과 트럼프 2018년6월12일
정상회담하는 김정은과 트럼프 2018년6월12일

 

미국무부, CIA, DIA, 펜타곤 등등에는 북한의 심리전, 감성독재와 전략전술을 연구한 전문가가 많다. 이 전문가들의 분석은 북한으로부터 탈출한 고위급 탈북자도 놀랄 정도로 수준이 높다. 그들이 백악관에 다양한 분석을 들여보내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김정은의 진의를 판단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다. 만일 트럼프의 ‘짝사랑’이라면 세계가 엄청난 대가를 지불하게 될 것이다.

jayooilb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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