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빈손 방북' 포장하기 바뻐... 워싱턴 시각
폼페이오 '빈손 방북' 포장하기 바뻐... 워싱턴 시각
  • 도널드 컥 워싱턴 특파원
  • 승인 2018.1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한 측은 절대 영변 핵 시설을 영구 폐쇄하지 않을 것

중국 대북 제재 무시 북한에 원유 및 각종 생필품 수출 의혹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2차 미북정상회담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주말 평양을 방문했으나 비핵화에 대한 양국의 의견 차이만 재확인한 채 실질적인 성과 없이 돌아갔다.

북한의 비핵화 문제와 핵 시설 폐쇄 문제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은 결국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평양 및 북경 방문이 실패로 끝났음을 의미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을 방문한 뒤, 동북아 순방의 마지막 일정으로 북경을 방문하였다.

약 3시간 30분 가량에 걸친 김정은과의 회담 내용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과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어냈다고 밝혔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재회한다면 양국은 “의미있는 결과”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성과가 전혀 없는 추상적이고 모호한 발언은 현 상황에서 사실상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정은은 다음 회담 장소나 날짜를 확정 짓지 않았고 폼페이오 장관은 “양국 정상의 시간이 허락하는 시기에 맞춰 개최할 것이며 적절한 곳에서 성사될 것”이라고 두루뭉술하게 밝혔을 뿐이다.

북한 측은 여전히 난관에 봉착된 미국과의 교착상태를 최대한 낙관적으로 포장하려는 듯하다. 북한 관영 매체는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조속히 만날 것을 확신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비핵화”와 같은 난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한의 조선 중앙 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양국 정상 간의 대화와 협상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전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하며 결국 두 정상은 “좋은 방향성 및 제안”을 가지고 만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정은은 “좋은 방향성 및 제안”이 무엇을 뜻하는지 정의하지도 않았으며 어떠한 합의에도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북한은 여전히 문 대통령이 지지하고 있는 “종전선언”에 대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북한 측은 북핵 실험에 대한 보복성으로 강화된 유엔 대북 제재 완화를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해 이후 핵 및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고 있으나 미국은 비핵화 없이는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어떠한 제안도 수용할 수 없음을 명백히 주장하고 있다. 이번에 폼페이오 장관이 김정은과 만났을 때, 이와 같은 미국의 입장을 분명히 전하고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을 열어놓는 수준의 역할을 제한적으로 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실질적으로는 의미가 없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지난 5월, 외신 기자들 앞에서 폭파한 풍계리 실험장에 전문인들로 구성된 국제 사찰단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이 실험장은 지난 해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이미 상당 수준 손상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핵 실험으로 인명 피해 규모도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이 중국과의 국경지대에 위치해 있는 동창리 엔진시험장 국제 사찰도 허용할 것을 밝혔다고 전했다. 북한 측은 나머지 핵 실험장도 동결하겠다고 제안했으나 전문가들은 공개적으로 알려진 실험장 외 다른 시설도 존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방북 결과가 성공적이었다고 전했으나 이번에도 역시 ‘빈손 방북’인 이유는 그가 현재로서는 “좋은 결과”를 보장할 수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만난다면 “결국 난제들을 해결하게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는데 근거한다. 즉, 지금으로서는 아무런 진척이 없다는 의미이다.

그는 가장 외교적인 접근 방법으로 “두 정상이 만나면 난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희망적이고 낙관적인 어조로 말했다.

영변 핵시설
영변 핵시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두 가지의 중요한 요점을 놓치고 있다. 우선, 북한이 영변 핵 실험장을 폐쇄하고 있는 단계에서 북한 측에 핵 시설 목록을 요구하지 말라고 미국에 당부했던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발언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식으로 상황이 진행된다면, “종전선언”이 체결될 수도 있다.

몇 몇의 분석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외교적 결실을 과시하기 위해 김정은과의 만남에서 즉흥적으로 “종전선언”을 체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이와 상관 없이 북한 측은 절대 영변 핵 시설을 영구 폐쇄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영변 핵 시설은 5MW급의 원자로를 보유하고 있고 플루토늄을 생산하며 다수의 핵 및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과연 다시 만나게 될 것인가? 지난 달 평양을 방문하여 3차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던 문 대통령에 대한 예우로 김정은의 서울 방문에 성사될 것인가? 이러한 질문 앞에 정확한 답변을 내놓기란 여전히 어렵다.

한 가지 의문점은 대북 문제 해결에 대한 중국의 의지와 입장이다. 최근 관세 폭탄과 이에 대한 보복성 관세 부과로 미국과 중국 사이의 관계가 좋지 않았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이 “중국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쓸데없는 행동을 그만둬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중국과 미국이 대북 문제 해결의 필요성에 공감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양국 사이에 존재하는 정치적, 경제적 문제들을 극복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대북 제재를 어기고 북한에 원유를 비롯한 각종 생필품 및 자원을 수출한다는 보고로 보아 대북 문제 해결에 대한 중국의 의지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donald@jayoo.co.kr

더 자유일보 일시 후원

“이 기사가 마음에 들면 후원해주세요”

  • ※ 자유결제는 최대 49만원까지 가능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