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최대 규모 최소 6000명...상당수가 베네수엘라 출신

6일(현지시간)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주 타파출라에서 수천명의 이민자가 북쪽 국경을 향해 걷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이번 캐러밴은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불법이민 문제가 주요 안건인 미주 정상회의에 맞춰 치아파스를 출발했다. /EPA=연합
6일(현지시간)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주 타파출라에서 수천명의 이민자가 북쪽 국경을 향해 걷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이번 캐러밴은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불법이민 문제가 주요 안건인 미주 정상회의에 맞춰 치아파스를 출발했다. /EPA=연합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남미 각국 출신의 미국행 이민자 수천 명이 6일(현지시간) 오전 6시께 멕시코 남부에서 무리지어 도보 이동을 시작했다. "우리는 범죄자가 아닌 이민자"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든 채 전진했다고 멕시코 TV아스테카가 보도했다. 이민자들은 최소 6000명에 달한다. 올 들어 최대 규모, 최근 몇 년간 나타난 미국행 ‘캐러밴(대규모 이민자 행렬)’ 중 최대 규모로 보인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베네수엘라 출신이며, 온두라스·엘살바도르·과테말라·쿠바 사람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과테말라에서 육로 국경을 통해 멕시코로 이동해 인도주의 비자 등을 받기 위해 타파출라에서 기다려왔다. 멕시코 이민청 업무가 기약없이 지연되자 노숙하며 기다리던 이들이 무작정 이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목표는 일단 가까운 치아파스州의 툭스틀라 구티에레스까지 가서, 다시 수도 멕시코시티로, 이후 미국 국경과 맞닿은 북부 타마울리파스州로 가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2∼3년 사이 출발한 캐러밴은 대부분 멕시코나 과테말라 당국에 의해 미국행이 좌절됐다.

이번 캐러밴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미주정상회의(6일~10일) 개막 시점에 맞춰 출발했다. 개최국 미국은 회의에서 불법이민 문제를 집중 조명한다고 예고했다. 중남미 출신의 미등록 이주자들이 코로나19 이래 인력부족에 시달려 온 스페인으로 보내질 계획이란 얘기도 들린다.

하지만 이른바 중남미 반미(反美) 3개국(쿠바·니카라과·베네수엘라) 정상을 ‘독재자’라 해서 초청하지 않아, 결국 ‘반쪽’ 회의가 될 전망이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미주 국가 전원이 초청된 게 아니어서"라며 불참을 선언했다.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이민청’ 설립 검토를 언급, 정부 차원의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2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은 2019년 정점을 찍었다(252만4656명). 이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감소했으나(203만6075명), 꾸준히 늘어 왔다.

멕시코서 북상 시작한 대규모 미국행 이민자 행렬. 미국으로 가려는 중남미 이민자 수천 명이 6일(현지시간)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주 타파출라에서 북쪽을 향해 도보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행 대규모 이민자 행렬인 ‘캐러밴’이 이날 멕시코 남부에서 한꺼번에 북상을 시작했다. 이번 대규모 캐러밴 출발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미주정상회의가 개막한 시점에 맞춰 이뤄졌다. /EPA=연합
멕시코서 북상 시작한 대규모 미국행 이민자 행렬. 미국으로 가려는 중남미 이민자 수천 명이 6일(현지시간)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주 타파출라에서 북쪽을 향해 도보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행 대규모 이민자 행렬인 ‘캐러밴’이 이날 멕시코 남부에서 한꺼번에 북상을 시작했다. 이번 대규모 캐러밴 출발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미주정상회의가 개막한 시점에 맞춰 이뤄졌다. /E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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