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료급 정부 대표단 파견 않기로...올림픽 조직위 관계자는 참석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일본 언론들은 기시다 내각이 베이징 올림틱에 사절단을 보내지만 각료 파견은 보류할 방침임을 전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각료급 정부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는 방침을 굳혔다고 12일 마이니치 신문 등이 보도했다. 다만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외교 사절단 파견 거부)’ 기조는 따르되,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참석시키는 절충안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 일본 도쿄 하계올림픽 개막식에 국가체육총국장을 파견한 중국에 대한 외교적 답례 차원이다. 하지만 중국 내 인권문제로 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이 모두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하자, 중국을 자극하지 않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이같은 일본의 ‘반쪽 보이콧’는 미·중 사이에서 ‘줄다리기 외교’를 펼치려는 심산으로 분석된다. 교도(共同)통신은 "일본의 조치가 호주·영국·캐나다와 함께 (외교적 보이콧을 단행한) 미국 편에 서는 효과를 내면서 실제는 외교적 보이콧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사히신문은 "중국에 대한 배려를 일정 부분 보여줌으로써 관계 악화를 피하려는 의도"라고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내년 일·중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앞두고 정부가 양국 관계 안정화를 도모하고자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앞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국익’에 따라 외교적 보이콧 여부를 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도쿄올림픽조직위 위원장 겸 참의원 의원과 야마시타 야스히로(山下泰裕) 일본올림픽위원장 등이 파견 인사로 거론된다.

미국은 지난 6일 중국의 인권 탄압을 이유로, 베이징 올림픽에 정부 사절단을 파견하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단행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2024년 파리 하계올림픽 개최지인 프랑스만 9일 "올림픽을 정치 문제로 만들어선 안 된다"며 고위급 관리들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호주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문제와 관련해 "(보이콧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나라는 줄곧 외교적 보이콧 여부에 대한 확답을 피하며 애매한 태도를 보여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베이징올림픽이 세계평화와 남북관계에 기여하길 희망해온 한국은 외교적 보이콧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해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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