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 첫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의원이 성남시장 재직 시절 수행비서였던 백종선씨가 "앞으로 죽은 듯이 조용히 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최근 민주당 내 반명(反이재명) 계파를 향해 ‘한대 맞자’, ‘X된다’ 등의 협박성 경고를 하며 논란을 키웠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백씨는 윤영찬 민주당 의원의 페이스북에 단 댓글을 통해 "의원님께 고언이랍시고 드린 댓글 의견에 마음 상하셨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잘 아실지 모르겠지만 사실과 많이 다른 조폭, 양아치 등 온갖 욕설을 들으며 살아왔다. 짧은 이재명 의원님과의 인연을 앞세워 제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했다.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윤영찬 의원 페이스북에 협박성 댓글을 단 것은) 이재명 의원님의 핍박에 분노해서도 아니다"라며 "다만 의원님 출마 때의 그 초심의 정치 다짐이 시간이 흐를수록 퇴색되는 정치를 하신다고 생각했다. 다시 한 번 진심을 담아 사과 말씀드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죽은 듯이 조용히 의원님의 열정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며 살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일 백씨는 이원욱 민주당 의원에게 "곧 한 대 맞자. 조심히 다녀"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만일 제 비서 출신이 누군가 다른 의원님께 이런 일을 저질렀다면 저는 즉시, 제가 먼저 사과했을 것"이라며 "협박의 당사자만이 아니라 책임 있는 그 어떤 분의 사과도 듣지 못했다"고 불만을 표했다.

백씨는 또 지난 12일 윤영찬 민주당 의원의 페이스북에 "제발 뒤로 돌아 다시 한 번 어찌했는지 자신을 바라보라"며 "여전히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낙연 전 대표의 실드(방패) 정치에 올인하고 있으니 답답하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어 "서울대 출신이 그러면 안 된다. 가오 빠지게"라며 "이수진 의원이 그리하니 열 많이 받으시죠? 후진 정치 마시고 고개 빳빳이 드는 정치하지 마시라. 나중에 ○됩니다"라고 적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와 특정 의원들에 대한 거짓과 음해가 다음 수를 위한 포석임을 안다"며 "어떻게든 욕할 대상으로 만들어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고 정당한 평가와 반성을 뭉개려는 것"이라고 했다. 또 이재명 의원 지지자들이 ‘수박들 다 죽어라’, ‘이낙연과 수박들 민주당에서 나가라‘라는 내용의 팩스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대량 보냈다면서 "저와 다른 의원들, 홍영표 의원과 박광온 의원실 등 여러 의원실도 같은 내용의 팩스 수백 장을 받았다"고 했다.

백 씨의 댓글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그의 댓글은 곧 삭제됐다. 백 씨는 지난 2010년 이재명 의원이 성남시장 시절 수행비서를 맡으면서 약 3년7개월 간 보좌했던 인물이다. 백씨는 2011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을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는 이유로 이덕수 성남시의회 의원에게 욕설과 협박을 한 혐의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지난해 대선 국면에서 원희룡 당시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받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검찰 압수수색 직전 백씨와 통화했다고 폭로해 파장이 일기도 했다. 원 본부장은 백씨에 대해 "이재명 의원의 제1호 수행비서인 사람"이라며 "버스업자에게 뇌물을 받은 실형 판결로 공개석상에 나서지 못할 뿐 이재명 의원의 최측근"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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