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방준비제도 공격적 금리 인상 우려에 급락
장중 한때 2457선까지 하락...2492.97로 마감
외국인 2785억 순매도...기관·개인이 낙폭 줄여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54포인트(0.46%) 떨어진 2,492.97에 거래를 마쳤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2.4원 오른 1,286.4원으로, 코스닥은 전장보다 5.19p(0.63%) 내린 823.58로 마감했다. /연합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54포인트(0.46%) 떨어진 2,492.97에 거래를 마쳤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2.4원 오른 1,286.4원으로, 코스닥은 전장보다 5.19p(0.63%) 내린 823.58로 마감했다. /연합

국내 증시의 코스피지수가 미국 인플레이션 쇼크로 전일에 이어 14일에도 연속 하락하며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2500선을 내줬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0.46%(11.54포인트) 떨어진 2492.97에 장을 마치며 전 거래일의 2504.51에 이어 연저점을 경신했다. 코스피지수가 2500선을 하회한 것은 지난 2020년 11월 13일의 2493.87 이후 약 1년 7개월 만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2785억원 순매도하며 개장 직후 2% 가까이 지수를 끌어내렸지만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가 각각 1947억원, 405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면서 낙폭을 줄였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63%(5.19포인트) 내린 823.58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800선 붕괴 직전까지 떨어지다 기관투자자가 879억원 순매수하며 800선 사수에 성공했다. 개인투자자는 977억원 순매도했고, 외국인 투자자는 36억원 순매수했다.

원·달러 환율은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상승폭을 줄이며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4원 오른 달러당 1286.4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292.5원까지 올라 종전 연고점인 지난 5월 12일의 1291.5원을 넘어섰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았던 2020년 3월 19일의 1296.0원 이후 약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채권 금리도 일제히 상승하며 연고점을 새로 썼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34% 오른 연 3.548%로 연고점을 다시 경신했다. 이는 2012년 3월 30일 3.55%를 기록한 이후 10년 2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연 3.691%로 0.037% 상승해 2014년 1월 3일의 3.700%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처럼 주가가 급락하고, 원화가치와 채권가격도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트리플 약세를 보이자 금융당국이 대응에 나섰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금융감독원, 국제금융센터 등 유관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열어 시장 안정화 조치가 제때 작동할 수 있도록 사전 점검하고, 필요하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현재 경제와 금융 상황은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긴축 가속화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중첩된 상당히 어려운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회의 참석자들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등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감이 심화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금융시장이 과도한 쏠림 등으로 인해 불안이 증폭되지 않도록 하고, 기존의 컨틴전시 플랜이 유사시 즉각 가동될 수 있도록 현 시점에서 면밀히 재점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컨틴전시 플랜은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비상계획을 말한다.

앞서 글로벌 증시 역시 주요국 중앙은행의 고강도 통화긴축 전망과 경기침체 공포 속에 ‘검은 월요일’을 보냈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전 거래일보다 2.79%(876.05포인트) 떨어진 3만516.74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 지수가 3거래일 연속 500포인트 이상 하락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88%(151.23포인트) 급락한 3749.63으로 마감, 지난 1월 3일의 전고점 4796.56에서 21% 이상 내려갔다. 이로써 S&P 500 지수는 전고점 대비 하락률 20% 이상을 가리키는 약세장에 공식 진입했다.

나스닥 지수는 4.68%(530.80포인트) 폭락한 1만809.23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나스닥 지수와 동조화 흐름을 보이고 있는 암호화폐 시장은 투매 현상 가속화로 증시보다 더욱 크게 주저 앉았다.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한때 24시간 전보다 17% 폭락한 2만2764달러로 2만3000달러선이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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