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제2부속실 논란은 딱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나라의 품격을 떨어뜨린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일어나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릇되게 활용한 대통령 부인들 때문에 2부속실의 중요 기능·역할마저 무시·비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그것을 두는 것은 부끄러운 일도 잘못하는 일도 아니다. 마땅히 있어야 할 조직이요 시설이다.

대통령 부인은 거저 안방주인이 아니다. 국가외교를 하며 나라를 위한 각종 사회활동도 한다. 그런 일을 챙기고 도와주는 것은 공식조직에서 할 일이다. 제 2부속실이란 별도 공간이 필요한 것도 마찬가지다. 그곳은 단순 생활공간만이 아니다. 안방정치를 위한 구중궁궐처럼 인식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 부인이 국가외교를 하는 곳이다. 외국 정상들은 방한할 때 ‘퍼스트레이디’를 동반한다. 정상들이 회담을 할 때 그 부인들을 따로 영접하는 장소가 제2부속실이다. 만약 그 행사를 호텔 등에서 하면 국민여론은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대통령 부인의 공식 비서진을 두기 시작한 것은 1901년. ‘퍼스트레이디 오피스’를 만든 것은 1977년이다. 사무실은 ‘이스트 윙’에 있다. 현재 조 바이든 대통령 부인의 공식 비서진은 비서실장(현재 공석)을 포함 22명. 백악관 인원을 크게 줄인 트럼프 대통령 때도 11명이었다. 일본 수상은 국가원수가 아니다. 그러나 그 부인도 총리관저에 사무실을 둔 비서실이 있다. 3-5명의 공무원들이 돕는다. 미국·일본이 대한민국보다 유별나서 대통령과 수상 부인의 비서실을 따로 두는 것이 아니다. 나름의 이유와 중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2부속실 논란은 쓸데없다. "폐지는 대통령 대선 공약." 여기에 집착해 대통령 측이 변명하고 야당이 비판하는 것 모두 적절치 않다. 대통령 측이 공약을 고집해 부활을 미룬다면 어리석다. 국민에게 경솔했음을 진솔하게 사과하고 양해를 구하면 된다. 야당이 그 공약을 꼬투리 잡아 2부속실을 비꼬고 비난하는 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다. 합당한 결정은 오히려 밀어주어야 한다. 그것이 나라를 위한 도리요 품위다.

윤석열 대통령은 하루빨리 2부속실 설치를 위한 결단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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