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이호준 법무실장 겸 글로벌불법유통대응 태스크포스(TF)장. /연합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이호준 법무실장 겸 글로벌불법유통대응 태스크포스(TF)장. /연합

"웹툰은 ‘스낵컬처’로, 한번 읽으면 재소비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이호준 법무실장 겸 글로벌불법유통대응 태스크포스(TF)장이 한 인터뷰에서 웹툰의 소비행태를 지적한 바 있다.

스낵처럼 언제 어디서나 간단하게 즐길 수 있지만, 대충 한번 맛본 이용자들이라도 제대로 재독 삼독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웹툰 업계가 창작수익을 저해하는 불법유통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플랫폼에 웹툰이 올라온 후 불법유통 사이트에 풀리기까지 불과 30분", "업계의 경제적 손실은 물론 작가의 창작동기가 꺾이면서 산업 전반이 피해를 보게 된다"고 이 실장은 강조한다. 특히 한국 웹툰이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가는 상황에서 불법유통은 국내 범죄로 끝나지 않는다.

이에 카카오엔터가 작년 11월 업계 처음으로 글로벌 불법유통 태스크 포스(TF)를 꾸렸다. 영어권·중화권·인도네시아어권 거주 경험이 있는 전담 인력을 각 1명씩 둔다. 출범 5개월간 불법물 225만 건 적발, 검색차단 키워드 2천 건을 기록했다. 불법유통 키워드는 ‘해적판’을 잡아내며 유통을 차단하는 중요한 낚시찌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유명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의 경우, 정식 영문판 명 ‘Solo Leveling’을 교묘하게 바꾼 제목(I Alone Level Up)으로 음지에서 유통된다.

해당 TF는 불법유통 사이트와 커뮤니티를 돌며 이 같은 키워드를 찾아낸 뒤 검색되지 않도록 차단한다. 지금까지 막아낸 피해액만 2천650억 원, 적어도 10명이 각 불법 경로에서 웹툰을 볼 것이라고 가정해 산정된 최소치다.

현재 웹툰 불법번역 건수가 가장 많은 언어권 영어(50%)·인도네시아어(20%)·중화권(10%)을 중심으로 적발·차단 작업을 진행 중이며, 범위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태국어·스페인어·프랑스어권은 물론, 러시아어권·아랍어권에서의 불법유통도 파악됐다. 이 실장에 따르면 플랫폼뿐만 아니라 창작자 특히 영세 작가들의 피해가 크다. 이들이 창작 동기를 잃게 되면 업계 전반을 고사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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