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2차 발사 성공은 대한민국 역사의 신기원이다. 우주개발은 이른바 선진국 가운데서도 절대 강국들의 전유물이었다. 미국과 옛 소련이 앞 다투어 우주 경쟁을 벌일 때 대한민국 국민들은 꿈속에서나 이뤄질 일으로 여겼었다. 달나라 착륙을 TV로 보면서도 신화로만 생각했었다. 이웃 일본이 숱한 인공위성을 띄울 때도 그저 부러움만 가지고 쳐다 볼 뿐이었다

30여 년의 험한 길을 돌고 돌아 이제 대한민국은 1톤급 이상 위성을 우주로 보낼 수 있는 자력 발사체 기술을 가진 세계 7번째 나라가 되었다. 국내 민간기업 주도로 우주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신 우주’시대를 열게 된 것이다.

우주개발의 길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이었다. 누리호 개발은 국내 발사체 기술 확보를 위해 2010년 3월부터 시작됐다. 2조원이 들어간 큰 계획이었다. 발사체 기술은 국가 간 기술이전이 엄격히 금지된 부분. 미사일 기술 통제체제 및 미국의 수출규제 등을 통해 그 기술을 얻는 것은 불가능하다. 독자 개발이 필수였다.

우주 선진국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도 바로 자력 발사능력을 가지고 있느냐이다. 1톤급 이상 실용급 위성발사가 가능한 나라는 미국·러시아·일본 등 6개 나라밖에 되지 않는다. 국내의 기술과 경제여건은 모자랐다. 우주 강국들의 견제와 비협조는 엎친데 겹친 격이었다. 실패가 거듭됐다. 13년 나로호 3차 발사 성공으로 간신히 우주 발사국 대열에 들어설 수 있었다. 그러나 나로호는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발사체가 아니었다. 그동안 러시아 등의 발사체를 이용한 위성 발사에는 기술 제약이 많았다. 사실 나라의 자존심이 훼손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자력 발사체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위성 개발은 한층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누리호 주 엔진인 75톤급 액체엔진 역시 국내 순수기술이 집약된 것으로 이번 발사 성공으로 더욱 신뢰를 얻게 됐다. 누리호 2차 발사와 함께 분리에 성공한 성능검증 위성은 독자개발 발사체로 쏘아올린 첫 위성이다. 달 탐사개발에도 사용된다.

우주개발에는 상상을 넘는 돈과 시간이 든다. 국민들은 누리호 성공을 기다렸듯 깊은 인내를 가지고 성원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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