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RE100 실행, 재생에너지 직접구매의 난관과 해결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RE100 실행, 재생에너지 직접구매의 난관과 해결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이틀간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원인과 쇄신 방안을 논의하는 워크숍을 개최한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이재명 책임론’, ‘처럼회’ 해체 등이 논의 대상으로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재명 의원의 당권 도전 시나리오도 가시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23일 오후부터 다음날까지 충남 예산군 덕산리솜리조트에서 ‘국회의원 워크숍’을 열였다. 20대 대통령 선거와 6·1 지방선거의 잇따른 패배에 대한 원인 분석을 두고 민주당 의원들의 치열한 토론이 예상된다. 현재 당내에선 대선 기간 위력을 떨쳤던 정권교체론 및 문재인 정부 실정에 주목하는 목소리와 선거를 진두지휘했던 이 의원에 대한 책임론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민주당 내 친명(친이재명)계는 문 정부 실정에 주목하고 친문(친문재인)계는 ‘이재명 책임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당초 당내에선 친문계가 당 주류를 이뤘으나 대선을 거치면서 이 의원을 중심으로 친명계가 신주류로 도약하는 상황이다.

이번 워크숍에서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원인 분석이 나올 경우 8월 전당대회 논의로 전가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문 정부 실정이 부각될 경우 홍영표 의원 등 친문계의 당권 도전이 어려울 수 있으며, 이재명 책임론이 부각될 경우 친명계의 당권 도전이 좌절될 수 있다.

특히 친명계는 ‘처럼회’ 해체를 요구하는 당내 비판에 직면해 있다. 강성 팬덤의 높은 지지를 받는 ‘처럼회’ 역시 쇄신 논의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처럼회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 등에서 중도층 이탈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처럼회 소속 최강욱 민주당 의원이 성희롱 발언 논란으로 당 윤리심판원으로부터 당원 자격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은 것과 관련 처럼회 해체론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달 21일 윤리심판원 징계 결정 이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처럼회는 해체해야 한다"며 "강성 팬덤에 기대 당과 선거를 망친 책임을 인정하고 자숙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처럼회’도 살리고 친명계의 총선 역할론을 부각시키려면 이 의원이 당권 도전을 공식화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친문계 핵심 인사로 꼽히는 전해철 의원이 이재명 책임론을 거론하며 8월 전당대회에서 불출마할 것을 선언하면서 이재명계가 역으로 더 힘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또한 이 의원의 전대 출마를 권유하는 지지층이 고개를 쳐들면서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친명계 의원으로 꼽히는 김남국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이 고문이) 최대한 숙고를 하고서 결정을 하려 했는데, 최근에는 많은 분들이 빨리 결정을 해달라고 얘기하는 것 같다"며 내달 초가 입장 발표의 ‘마지노선’이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만일 이 의원의 당권 도전이 노골화될 경우 민주당은 ‘팬덤 정치’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균형 감각을 상실한 정치 행태가 향후 총선에서 또다시 민주당의 대패로 귀결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박정 민주당 경기도당 위원장(재선·경기 파주을)은 이달 21일 지방선거에서 악전고투했던 전국 시·도당 위원장을 대표해 "강성 팬덤 지지층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민주당에 중도층은 염증을 느끼고 이탈했고 지지층은 투표 보이콧으로 경고했다"며 "우선 팬덤 정치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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