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모듈원자로 이어 천연가스 사업도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1호기 전경. /루마니아 원자력공사 제공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1호기 전경. /루마니아 원자력공사 제공
 

유럽 변방국 루마니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역내 에너지 강국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미국 정부는 루마니아의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에 1400만 달러(약 181억원)를 지원한다. 유럽에서의 청정 원자력 기술을 지원하기 위해 FEED(Front-End Engineering and Design) 연구에 이같이 투입한다고 26일(현지시간) 미 국무부는 밝혔다.

이날 독일 바이에른주 엘마우성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글로벌 인프라·투자 파트너십’(PGII) 프로젝트를 공표한 가운데, 미 국무부는 루마니아의 SMR사업 지원을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세계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청정 에너지 혁신을 지원하는 미국의 또 다른 이정표"라고 설명했다. 국무부 추산에 따르면, 8개월간 총 2800만 달러(약 359억원)가 더 소요된다.

"일각에선 동유럽·남유럽의 이웃 국가들의 對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지역 에너지 강국 잠재력이 루마니아에 있다고 본다(뉴욕타임즈, 지난 15일 보도)." 세계 추세가 ‘탈원전’과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음을 말해준다. 루마니아는 수도 부쿠레슈티 인근 해안도시 체르나보나의 원전 단지에 위치한 발전소 2기(3·4호기) 완공에 박차를 가하는 등, 강력한 ‘원전 드라이브’에 나섰다.

1·2호기가 이미 루마니아 전체 수요의 20%를 충당해 왔다. 체르나보다 원자력 단지는 탈(脫)소련을 기치로 에너지독립을 추구했던 옛 루마니아 공산주의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의 유산이다. 경제 파탄과 갖은 실정을 이유로 1989년 공개 처형된 차우셰스쿠였으나, 현재 에너지문제에선 역설적으로 그의 덕을 보게 됐다.

루마니아는 더 나아가 원전 분야 신시장인 소형모듈원자로(SMR)에도 적극 뛰어들었다. 루마니아 국영 원자력기업이 SMR 도입을 위해 미국 뉴스케일파워(Nuscale)와 양해각서을 체결했다. 최종 합의에 이르면 루마니아는 유럽에서 처음으로 SMR를 가동하는 국가가 된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달 18일 천연가스 사업에서 나올 미래 수입에 대한 세금을 인하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흑해 시추 프로젝트의 빗장이 풀렸다. 업계는 루마니아가 흑해 개발로 러시아를 대체할 유럽 최대의 천연가스 생산국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루마니아 국기의 날 기념식에 전통 의상을 입은 여성들이 참석하고 있다. /신화=연합
26일(현지시간)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루마니아 국기의 날 기념식에 전통 의상을 입은 여성들이 참석하고 있다. /신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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