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회생법원은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매각공고 전 인수예정자였던 KG컨소시엄을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중구 KG타워 전경. 전광판에 쌍용차의 신차 ‘토레스’ 광고가 나오고 있다. /연합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쌍용자동차의 새주인 찾기가 KG그룹의 승리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쌍용차의 경영정상화도 한층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서울회생법원 회생1부는 28일 쌍용차의 최종 인수예정자로 매각공고 전 인수예정자였던 KG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쌍용차의 새주인 자격을 얻은 KG컨소시엄은 KG모빌리티, KG ETS, KG스틸,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등 KG그룹 관계사와 사모펀드인 켁터스PE·파빌리온 PE로 구성돼 있다. 총 인수금액은 9500억원 규모다.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와의 투자계약 해제이후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재매각을 진행해왔다. 스토킹 호스는 인수예정자와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한 뒤 공개입찰을 추가로 진행해 인수자를 확정하는 시스템이다. KG컨소시엄은 인수대금과 운영자금 규모 등에서 경쟁자보다 높은 점수를 받아 지난달 18일 쌍용차의 인수예정자로 선정된 상태였다.

이어 이달 24일 마감된 공개입찰에 쌍방울그룹의 광림컨소시엄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면서 KG컨소시엄과 최종 승부를 펼쳤다. 하지만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KG컨소시엄의 인수조건이 더 뛰어나다고 판단했고 법원도 KG컨소시엄의 손을 들어줬다. 광림컨소시엄은 인수예정자 선정 싸움에서 KG컨소시엄에 패한 요인으로 꼽혔던 자금 조달력을 입증하기 위해 재무적 투자자(FI) 확보 등을 증빙했지만 끝내 고배를 마셨다.

법원 관계자는 "인수대금의 규모와 대금 조달의 확실성, 운영자금 확보 계획, 인수자의 재무 건전성 등의 요소를 종합 평가한 결과 광림컨소시엄의 인수 내용이 기존 KG컨소시엄보다 불리한 것으로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쌍용차 측도 "광림컨소시엄의 인수조건이 KG컨소시엄보다 낮은 점수를 받아 우선매수권 행사 없이 KG컨소시엄을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했"고 밝혔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내달초 KG컨소시엄과 본계약을 체결하고 월말까지 회생계획안을 작성해 법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그리고 8월말이나 9월초에 관계인 집회를 열어 회생계획안에 대한 채권단과 주주의 동의를 받는다는 방침이다.

쌍용차에 따르면 KG컨소시엄은 우선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쌍용차의 신주를 3354억9000만원에 인수한다. 이 자금은 관계인 집회 기일 5영업일 전까지 쌍용차에 납입해야 한다. 또한 KG컨소시엄은 쌍용차의 원활한 회생절차 진행을 위해 원재료 매입, 노무비 지급 등을 위한 운영자금 500억원도 빌려줄 예정이다. 아울러 쌍용차가 추가 발행하는 신주를 5645억1000만원에 인수하는 것도 인수계약 조건에 포함됐다. 결국 KG컨소시엄이 부담할 인수금액은 총 9500억원이다.

쌍용차는 KG컨소시엄의 최종 인수예정자 선정으로 경영정상화의 초석이 마련됐다는 입장이다. 정용원 쌍용차 관리인은 "에디슨모터스와의 투자계약에 비해 인수금액이 늘었고 인수자의 요구 지분율은 낮아져 회생 채권에 대한 실질 변제율을 높일 수 있게 됐다"며 "특히 공익채권 변제 재원을 확보해 회생채권자들에게도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관리인은 이어 "신차 토레스의 사전계약 대수가 지난 27일 기준으로 2만5000대를 넘어섰다"며 "이번 매각이 성공리에 완료되면 향후 전기차 등 추가 모델 개발을 차질없이 수행함으로써 경영정상화를 앞당겨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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