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의원의 당권 도전을 막기 위한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의 릴레이 출마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불출마를 선언한 친문(문재인)계 중진 의원들의 바통을 이어받았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세대교체론을 내세운 97그룹들이 ‘이재명 불출마’를 적극 압박하고 있다는 평가다.

97그룹 당권 주자 중 한 명인 박용진 의원은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체념, 그걸 박용진이라는 가슴 뛰는 기대감으로 바꾸도록 하겠다"며 당 대표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이어 "더 이상 진영논리를 위해 악성 팬덤과 정치 훌리건, 좌표부대에 눈을 감는 민주당이 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같은 97그룹인 강병원 의원에 이어 나온 두 번째 당권 도전 선언이다. 여기에 강훈식 의원도 이르면 다음 달 3일쯤 출마선언을 예고했다. 또 박주민·전재수 의원 등도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선 ‘이재명 불출마’ 여론이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재명 의원이 판세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97그룹을 중심으로 한 세대교체론이 재점화 하고 97주자들이 막판 단일화를 통해 판 흔들기에 나선다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양강 양박’ 으로 통하는 97그룹의 출마가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대표주자 중 하나로 꼽히는 이인영 의원의 요청으로 더욱 활기를 얻었다는 관측이다. 그는 지난 28일 세대교체를 위한 97그룹의 당권도전이 필요하다고 평가한 후 "세대 교체론이 사그라지면 안 된다"면서 "여러분들이 결단하고 역할을 해줘야 한다. 출마를 선언하는 게 당원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진행자가 ‘이 의원이 출마하는 것을 기정사실로 전제하고 의외의 결과가 나올 여지가 있다고 보냐’는 질문에 "흐름만 바뀌면, 바람만 생기면 얼마든지 이기는 민주당, 새로운 민주당으로 가자고 할 것"이라고 답했다.

강병원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단일화에 대해 "당연히 (가능성이) 있다"며 "저는 적어도 이 97세대가 경쟁하지만 마지막에는 그런 것들도 염두에 두는 게 큰 행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용진 의원도 출마 기자간담회에서 단일화에 대해 "혁신 전당대회, 역동적 전당대회, 그리고 승리하는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있다"며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한편 유력한 당권 주자로 꼽히는 이 의원은 전당대회 등 당내 상황에는 거리를 두며 전대 출마나 당내 이슈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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