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며 배현진 최고위원과의 악수를 거부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며 배현진 최고위원과의 악수를 거부하고 있다. /연합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성상납 의혹’에 휘말린 이준석 대표의 해명을 요구하며 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이 대표 문제로 인한 ‘최고위 보이콧’을 공식화한 것이다.

배 최고위원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최근 당 대표 개인 신상과 관련한 당 전체의 혼란에 대해 당 지도부 일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당원들 앞에서 모르는 척 평소처럼 회의가 열렸다고 그냥 참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당 최고위는 당원들의 민원사항을 듣고 당무를 의결하는 기구"라며 "최고위 의장인 대표의 개인 신상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무렇지 않게 회의를 여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배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보이콧에 대한 구체적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지난주 월요일(6월 27일) 회의 이후에도 진술이 나오는 등 같이 회의하기 좀 낯뜨거운 이야기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배 최고위원이 언급한 ‘진술’은 2013년 이 대표에게 ‘성 접대’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의 경찰 진술을 뜻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 측 김소연 변호사는 지난달 30일 김 대표가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 앞에서 브리핑을 갖고 "오늘 조사에서 구체적인 진술과 자료가 나왔다. 진술이 너무 구체적이라 빼도박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 대표가) 토론하는 수준으로 범죄를 빠져나갈 생각을 하면 정말 체포영장이 나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김 대표는 경찰 조사에서 이 대표에게 성 접대를 한 구체적인 근거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7일 이 대표를 둘러싼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의혹을 심의할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예정된 만큼 배 최고위원의 보이콧이 길어질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 배 최고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표께도 적어도 이번 한 주는 윤리위 등으로 개인 신상에 관한 논란을 정돈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저는 일단 오늘 회의에 안 나온 것이고, 향후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윤리위에서 이 대표에 대해 징계를 결정할 경우 수위에 따라 최고위가 회의를 열어 판단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배 최고위원은 "다른 최고위원들과 얘기한 적은 없고, 향후 집단행동을 촉발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배 최고위원은 이준석 대표와 혁신위 문제 등을 놓고 공개석상에서 여러차례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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