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 만에 6%대로 치솟았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의 영향으로 에너지·원자재 가격과 외식 등 개인 서비스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도 확대되면서 상승폭이 커졌다.

5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2로 전년 동기 대비 6.0%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가 한창인 1998년 11월의 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당시 환율이 급등하면서 원자재 중심으로 수입 비용이 증가했는데, 그 때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4∼9월 6개월 간 2%대를 보이다가 10월 3%대로 올라섰다. 올해 3월과 4월에는 4%대, 5월 5%대를 기록하더니 6월에는 6%대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물가 상승은 공업제품과 개인 서비스가 견인했다. 두 품목의 기여도는 각각 3.24%포인트, 1.78%포인트다. 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6.0% 가운데 5.02%를 차지한다.

실제 공업제품 중 석유류는 전년 동기 대비 39.6% 상승해 1998년 10월의 42.0%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경유가 50.7% 올랐고, 휘발유(31.4%)·등유(72.1%)·자동차용 LPG(29.1%) 등 다른 석유류도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개인 서비스 물가는 1년 전보다 5.8% 올라 1998년 5월의 5.9%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개인 서비스 중에서도 외식물가는 1년 전보다 8.0% 올라 1992년 10월의 8.8%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갈비탕(12.1%), 자장면(11.5%), 치킨(11.0%), 김밥(10.6%), 생선회(10.4%) 등이 10% 넘게 올랐다.

농축수산물은 4.8% 올라 5월의 4.2%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감자(37.8%), 배추(35.5%), 포도(31.4%), 수입 쇠고기(27.2%), 수박(22.2%), 닭고기(20.1%), 돼지고기(18.6%)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