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일보, 文정부-尹정부 초기 내각 인선 비교검증

文정부 안정환 : 교제하던 여성 모르게 혼인신고 들통나
尹정부 정호영·김승희 : 아빠찬스 논란·정치자금법 위반
尹 ‘능력’ 위주...‘청렴’ 내세운 文, 청문회 거친 장관 제로

/그래픽=김상혁 기자

윤석열 정부 인사에 대해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부실 인사 검증’이라며 맹폭하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이를 정면 비판하며 "전 정권 지명 장관 중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을 봤느냐"고 강하게 일축했다. 지명된 국무위원들의 도덕성 시비에 대한 반박으로 국정 동력을 약화시키려는 야권의 견제를 강하게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무위원 인사 검증 지적이 나오자 "다른 정권 때하고 한번 비교를 해보시라. 사람 자질이나 이런 것을…"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출근길에도 "우리 정부에서는 빈틈없이 사람을 발탁했다고 저는 자부한다"며 "도덕성 면에서도 이전 정부에서 밀어붙인 인사들을 보면 비교가 될 수 없다고 본다"고 확신했다.

이에 본지는 윤석열 정부와 문재인 정부 1기 내각 인사 후보자들을 직접 비교해 현 정부의 인사검증이 과연 전 정부와 비교해 어떤 점이 다른지 확인했다.

문재인 정부는 초기 ‘고위공직자 배제 5대 인사 원칙’(△위장전입 △병역기피 △불법재산증식 △세금탈루 △연구부정행위)을 내세웠다가 여기에 △음주운전 △성범죄 검증을 추가한 ‘7대 인사 검증 기준’을 내세우며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 하지만 1기 내각에서 보듯 실제 이 원칙은 ‘유명무실’ 그 자체였다.

‘7대 인사 검증 기준’을 내세웠던 문재인 정권 1기 내각에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 강경화 전 외교부장관은 각각 4개 분야에서 의혹이 제기됐지만 임명됐다. 이 전 총리는 아들의 군 면제를 비롯해 위장전입, 세금(상속세) 탈루, 아파트(2억4000만원) 시세 차익 등으로 의혹이 일었다. 아들의 군 면제에 대해 이 전 총리는 "아들이 어깨 탈구 등의 증세로 수술을 받고 이때문에 면제 대상이 됐다"며 "‘공익근무라도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탄원서까지 썼지만 허용되지 않았다"고 부인했으나 나머지 문제에 대해선 사과했다.

강 전 장관은 위장전입, 증여세 탈루, 논문 표절, 부동산 투기 등에 대해 지적이 있었고 위장전입·증여세 탈루 부분에 대해선 유감을 표명했다. 특히 딸의 이화여고 교장 사택 위장전입애 대해선 거짓 해명까지 불거졌다.

이 전 총리와 강 전 장관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문재인 정권에서 7대 인사검증 기준에 걸려 낙마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안경환 전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병역비리, 취득세 탈루, 논문표절 등 3개 항목에서 의혹이 제기됐지만 아들의 고교 퇴학 무마 논란과 허위 혼인 신고 문제로 자진사퇴했다. 조대엽 전 고용노동부 장관후보자도 음주운전보다는 임금체불에 대한 논란이 더 컸다.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도 문재인 정부 인사에 대해 "스스로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내걸었다"는 비판을 내놨다.

이런 과거 문재인 정권의 답안지 앞에서도 민주당은 자책도 없이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인사 발언과 관련,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황당무계한 궤변"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연이은 인사 검증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인정하고 인사권자로서 결자해지를 하진 못할망정, 민심을 완전히 무시하는 오만과 독선에 개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맹공했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이날 오전 광주 전남대에서 열린 광주지역 대학 총장단 협의회 간담회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윤 대통령도 전 정부 인사인데, 전 정부 인사 중에 훌륭한 사람 봤냐는 말은 자기모순 아닌가"라고 지적하며 "그분이 문재인 대통령 하에서 검찰총장을 한 고위급 인사 아닌가, 자기가 자기를 디스(비판)한 것 아닌지"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청사 브리핑에서 부실인사 검증 논란에 대해 "인사와 관련해 여러 잡음이 일어나고, 그런 것들에 대한 지적, 비판, 이런 것들은 다 잘 듣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다시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도 역시 귀 기울여서 듣고 있다"면서 "내각에 여성이 적다는 얘기를 들었을 땐 여성을 늘리려고 노력했고,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적이 있었을 땐 역시 자진사퇴로 어쨌든 국민 뜻이 어떤 의미에서든 반영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아마 국민 눈높이에는 부족할 수 있지만, 여러 가지로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 좀 더 생각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에 있어 여전히 문재인 정부보다는 실력을 강조하는 측면이 강조되는 바 현재로서는 윤 정부를 비난할 만한 무언가가 나온것은 없다는 일각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 인사 검증 시스템에 비춰볼 때도 윤석열 정부의 인사 검증이 실패했다는 지적은 ‘비난을 위한 비난’으로 밖에 볼 수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윤석열 정부,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에서 낙마한 장관 후보자는 각각 3명으로 나타났다. 먼저 윤석열 정부에서 현재까지 사의를 표한 장관 후보자는 3명이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논문 표절 의혹과 박사 논문 심사를 이른바 ‘방석집’이라고 불리는 술집에서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지명 39일 만에 물러났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아빠찬스’ 의혹으로, 이후 복지부 수장에 지명된 김승희 후보자는 선거자금법 위반 등의 의혹으로 자진사퇴했다.

문재인 정부 역시 1기 내각에서 낙마한 장관 후보자는 3명이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안경환 서울대 법대 명예교수는 교제하던 여성 몰래 혼인신고를 했다가 법원에서 혼인무효 판결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지명 5일 만에 물러났다.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도 음주운전과 임금체불 논란으로 야권의 거센 공세를 받자 지명 32일 만인 2017년 7월 사퇴했다. 두 달 뒤에는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진화론을 부정하는 창조과학회 활동 이력과 뉴라이트 역사관이 불거지면서 스스로 물러났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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