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모델이 제품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큰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더 핫하고 호감도 높은 스타를 향한 기업들의 구애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좌측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코웨이의 모델 BTS, 롯데리아 모델 손흥민, 농심 대흥동비빔면 모델 유재석, 청호나이스 모델 임영웅. /각사
광고모델이 제품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큰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더 핫하고 호감도 높은 스타를 향한 기업들의 구애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좌측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코웨이의 모델 BTS, 롯데리아 모델 손흥민, 농심 대흥동비빔면 모델 유재석, 청호나이스 모델 임영웅. /각사

하루가 멀다고 신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광고모델은 단순한 제품 선전자를 넘어 ‘움직이는 홍보대사’로서 역할한다. 누구를 모델로 쓰는지에 따라 판매량은 물론 기업 이미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만큼 기업들은 브랜드 이미지에 맞는 모델 선정에 심혈을 쏟고 있다. 더 핫하고 호감도 높은 스타를 향한 구애 경쟁도 치열하다.

6일 생활가전업계에 따르면 청호나이스는 최근 인기 트로트 가수 임영웅과 전속모델 재계약을 체결했다. 주력제품인 정수기·공기청정기·비데·커피머신 등의 핵심 구매층이 주부라는 점에서 중·장년 여성 팬층이 두터운 임영웅과의 동행을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업계는 그동안 청호나이스가 ‘임영웅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 이번 재계약을 이끌었다고 본다. 실제 청호나이스는 2020년 임영웅과 첫 인연을 맺은지 1년만에 정수기 매출 18%, 커피머신(에스프레카페) 판매는 20% 이상 신장됐다. 특히 지난해 리뉴얼한 에스프레카페는 올 1~4월 판매량이 전년보다 270% 뛰면서 연간 판매목표를 기존의 지난해(약 1만대) 2배에서 3배로 상향하기도 했다.

모델 덕분에 함박웃음을 짓는 곳은 또 있다. 방탄소년단(BTS)의 글로벌 파워를 실감하고 있는 코웨이가 그중 하나다. 지난해 BTS를 내세워 동남아 등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전략으로 코로나19 불황에도 매출·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3%, 6% 증가했다. 모델료 추정액이 수십억~100억원을 호가하지만 단기간 내 현지시장에 안착한 데다 브랜드 인지도도 일취월장해 투자비를 뽑고도 남았다는 게 마케팅 전문가들의 평가다.

일동후디스의 경우 광고모델을 잘 뽑아 업계 순위까지 뒤집었다. 트로트계의 아이돌로 불리는 가수 장민호를 단백질 보충제 ‘하이뮨’의 얼굴로 삼은 뒤 1년만인 지난해에 부동의 1위였던 매일유업의 ‘셀렉스’를 제치고 매출 1위 타이틀을 빼앗았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두 제품의 매출액 차이가 300억원에 달했다"며 "중독감 높은 장민호의 CF송(하이뮨송)으로 인지도를 끌어올린 것이 순위 역전의 기폭제가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충동구매 성향이 강한 기호성 식품에서는 모델의 후광효과가 더욱 극명하게 확인된다. 농심의 배홍동비빔면이 대표적 사례다. 이 제품은 지난해 3월 출시 후 두달 만에 1400만개가 팔리며 절대 깨질 것 같지 않았던 팔도비빔면의 철옹성에 균열을 일으켰다. 그렇게 한때 80%에 달했던 팔도비빔면의 시장점유율은 현재 50%대로 낮아졌고 배홍동비밈면과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바로 이 같은 센세이션의 일등공신으로 광고모델인 유재석이 꼽힌다. 유재석이 가진 국민적 호감도에 편승한 전략이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배홍동비빔면은 올 상반기 매출도 전년보다 17% 늘어난 180억원을 기록해 여름 특수 감안시 300억원의 목표 달성이 무난할 전망이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도 광고모델 수혜기업을 말할 때 빼놓으면 아쉬운 곳이다. 롯데리아의 얼굴마담은 광고계의 블루칩인 축구선수 손흥민이다. 지난해 손 선수와 진행한 캠페인 한방에 불고기버거와 한우불고기버거 판매량이 20% 껑충 뛰는 등 손 선수의 영향력을 체감하고 있다. 이에 롯데리아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골든슈즈를 품에 안으며 더 핫해진 손 선수의 특수를 누리기 위해 지난 17일 브랜드 광고 계약을 1년 더 연장했다.

한국마케팅광고협회 관계자는 "광고모델이 기업·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시너지를 일으키면 광고비 이상의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해 기업들의 셀럽모시기 경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타깃 고객층을 향한 구체적 마케팅 전략 없이 모델의 스타성과 평판, 호감도에만 집중하는 무지성 발탁은 독이 될 수도 있는 만큼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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