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 공포가 고조되면서 고공 행진하던 국제유가가 급락한 6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직원이 주유를 하고 있다. /연합
글로벌 경기침체 공포가 고조되면서 고공 행진하던 국제유가가 급락한 6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직원이 주유를 하고 있다. /연합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급락하고,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가 역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경기침체를 시사하는 시그널이 강해진 것으로 R(recession) 포비아 역시 심화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8.2%(8.93달러) 하락한 99.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락률은 지난 3월 9일 이후 최대며, 종가는 4월 25일 이후 최저치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도 배럴당 9.5%(10.73달러) 급락한 102.77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5월 10일 이후 최저치다.

통상 국제유가는 경기의 바로미터로 꼽힌다. 경기 상승기에는 원유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국제유가가 오른다. 반대로 경기침체가 예상되면 그만큼 경제활동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해 국제유가가 내려간다.

그동안 국제유가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공급 부족, 코로나19 이후 경제활동 증가 기대에 따른 수요 확대로 고공행진을 해왔다. 지난달만 해도 WTI 7월물 가격이 배럴당 120달러를 넘으며 ‘국제유가 150달러 시대’가 열린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전쟁으로 인한 공급 부족 등 거시적 요인은 변하지 않았는데도 국제유가가 급락한 것은 그만큼 경기침체 우려가 커졌다는 의미다.

금을 비롯한 금속 가격도 나란히 떨어졌다. 8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2.1%(37.60달러) 떨어진 1763.90달러에 거래를 마쳐 올들어 가장 낮은 종가를 기록했다. 9월 인도분 은 역시 2.8% 급락해 지난 2020년 7월 이후 거의 2년 만에 최저가로 마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우크라이나 사태는 여전히 잦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지만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대응으로 경기가 식을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경기침체를 시사하는 장단기 금리의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2년물 국채 금리가 10년물 국채 금리를 넘어선 것이다.

장단기 국채 금리의 역전은 통상 경기침체의 전조로 받아들여진다. 2년물 국채 금리가 10년물 국채 금리를 역전한 것은 올들어 3월과 6월에 이어 세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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