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이 끝난 뒤 아들이 불법 도박을 했다는 의혹 보도와 관련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아들이 불법도박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아들의 도박 사이트 이용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날 오전 한 언론보도를 통해 이 후보의 아들이 불법 도박사이트 접속은 물론 불법 도박장에 방문해 도박을 행한 내용이 상세히 보도함에 따라, 의혹을 부정할 수 없을 정도의 ‘팩트’가 확보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사과문을 통해 "언론보도에 나온 카드게임 사이트에 가입해 글을 올린 당사자는 제 아들이 맞다"며 "일정 기간 유혹에 빠졌던 모양이다. 부모로서 자식을 가르침에 부족함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아들도 자신이 한 행동을 크게 반성하고 있다. 스스로에 대해 무척 괴로워한다"며 "온당히 책임지는 자세가 그 괴로움을 더는 길이라고 잘 일러줬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제 아들의 못난 행동에 대해 실망했을 분들에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치료도 받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을 마친 후에도 기자들과 만나 "제 가족들과 관련한 매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가르치는 부모 입장에서 참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깊이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오전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후보의 장남 이모씨가 미국에 서버를 둔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에 불법 도박 경험을 담은 글 200여개를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이 언론은 이씨가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이 커뮤니티 게시판에 ‘이기고싶다’라는 닉네임으로 200여개의 글을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이씨는 1400만원 상당의 칩(게임머니) 거래 제안글을 올리거나 서울 신촌, 경기 분당 등 불법 도박장 방문 후기도 남겼다. 열흘간 도박장에서 536만원을 땄다고 자랑하는 한편, 금액 제한이 없는 불법 ‘파워볼’ 홀짝 게임에서 500만원을 잃었다는 글도 올렸다. 이씨는 스스로를 ‘도박 중독자’ ‘도박꾼’ 등으로 칭했다.

이 후보는 이 보도가 나간 지 약 4시간 만에 입장문을 내고 의혹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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