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열의 스케치북’이 유 씨의 표절논란 가운데 종영된다. 13년3개월간 지상파 대표 음악프로로 사랑받았다.

표절 논란에 휘말린 가수 겸 작곡가 유희열이 13년 3개월 진행해온 KBS 2TV 음악 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하차한다.

 

2009년 4월 출발한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이번 주(22일) 600회를 끝으로 종영된다. "긴 시간 아껴주신 많은 분에게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올린다"고 유 씨가 전날 소속사 안테나를 통해 밝혔다. "저와 관련한 논란으로 피로감을 안겨드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며, "방송 하차 결정은 함께해 온 제작진을 비롯한 많은 분들에게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기에 늦어진 점 너그러운 이해를 부탁드린다"고도 했다.

 

유 씨의 표절 논란은 지난달 발매 예정이었던 프로젝트 음반 ‘생활음악’ 수록곡이 일본의 유명 작곡가 사카모토 류이치 작품과 유사하다는 지적으로 불거졌다. 음악인으로서 대선배 격인 사카모토 씨가 관대한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따라서 법적 책임을 질 일은 없으나, 면제부로 삼을 순 없다고 국내 전문가·애호가들이 입을 모은다. 교묘하게 변형시킨 ‘의식적 표절’과 달리, 첫 8마디 정도가 ‘단순 옮겨찍기’에 가깝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대중음악계 내 유 씨의 위상과 활약상을 생각할 때 충격적인 사태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유 씨의 표절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2002년 발표된 성시경의 ‘해피 버스데이 투 유’가 1998년 일본 유명 록밴드 안전지대 멤버 겸 싱어송라이터 타마키 코지의 ‘HAPPY BIRTHDAY~愛が生まれた~’와 유사하다는 의혹이다. 또 2013년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자유로 가요제’에서 발표된 ‘플리즈 돈트 고 마이 걸’(Please Don’t Go My Girl)(Feat.김조한)과 그룹 퍼블릭 어나운스먼트 ‘보디 범핀’(Body Bumpin’)의 멜로디 흐름이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 씨가 분명히 사과의 뜻을 전한 것은 사카모토 씨에 대해서뿐이다. "지금 제기되는 표절 의혹에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상당수의 경우, 각자의 견해이며 해석일 순 있으나 저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라며, "다만 이런 논란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스스로 더 엄격히 살피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당분간 자숙의 시간을 가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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