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야외 전시장에 전시된 미사일 뒤로 국방부 청사가 보인다. /연합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야외 전시장에 전시된 미사일 뒤로 국방부 청사가 보인다. /연합

우리 군이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탄두 중량 6t(톤)가량의 고위력 탄도미사일을 가칭 ‘현무-5’로 정하고,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미사일은 군이 현재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 탄두 중량 8t의 고위력 탄도미사일(사거리 300여 km)보다 탄두중량은 작지만 사거리는 두 배 가량 연장된 것으로 타격 목표의 위치에 따라 미사일 종류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군 당국이 개발 중인 이 고위력 탄도미사일들은 핵탄두를 제외한 재래식 탄두 중에선 세계 최고 수준의 폭발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5월 우리 군의 미사일 능력을 제한했던 한미 미사일지침이 해제된 이후 ‘한국형 3축 체계(킬체인, 미사일방어체계, 대량응징보복)’의 핵심 전력이 될 고위력 탄도미사일 2종이 순차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것이다.

24일 정부 소식통은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문재인 정부 때부터 은밀하게 추진한 사업으로 고위력 탄도미사일을 두 가지 방향으로 개발 중"이라면서 "두 종류 모두 2030년대 초 실전 배치를 목표로 사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또 "8t 탄도미사일은 사거리 300여 km를 염두에 두고 개발되고 있으나 가칭 현무-5로 정한 탄두중량 6t 탄도미사일은 사거리가 600km 이상"이라고 했다. 현재 우리 군이 보유한 최신예 탄도미사일은 탄두 중량 2t에 사거리가 800km가량으로 평가되는 ‘현무-4’다. ‘현무-2’ 탄도미사일을 주력 무기로 실전 배치해 운용 중인 군은 2020년 현무-4 개발을 마치고 실전 배치를 위한 양산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고위력 탄도미사일은 3축 체계 중 하나인 대량응징보복(KMPR)의 핵심 전력으로 지하에 있는 북한의 핵심 군사시설들을 파괴하기 위해 관통력과 폭발력을 극대화한 미사일이다.

우리 군의 고위력 탄도미사일 개발은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에 맞서 대북(對北) 억지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북한 전역이 타격거리에 포함되는 사거리 600km 이상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에 탄두중량을 비핵(非核)국가가 달성할 수 있는 폭발력의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린 ‘괴물 탄두’를 장착해 북한이 선제 도발을 감행할 엄두조차 못 내게 하겠다는 것이다.

군 당국은 22일 윤석열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한국형 3축 체계(킬체인·미사일방어체계·대량응징보복)의 ‘확충 가속화’를 공언했다. 지난해 한미 미사일지침이 해제된 뒤 문재인 정부 말기부터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고위력 탄도미사일들은 이 3축 체계의 핵심 전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위력 탄도미사일은 지하에 있는 북한의 핵심 군사시설을 파괴하기 위한 목적으로, 관통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흔히 말하는 ‘벙커버스터’에 해당하는 것으로 지하나 강화콘크리트로 보강된 시설을 타격하는 데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주로 화강암 지대에 수천 개의 핵·미사일 관련 지하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9월 충남 안흥시험장에서 고위력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섰던 국방과학연구소(ADD)도 "(고위력 탄도미사일은) 콘크리트 건물 및 지하갱도 타격이 가능한 것으로 주요 표적을 정확하고 강력히 타격해 무력화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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