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재점령 재집권 1주년을 맞은 15일(현지시간) 카불 주재 옛 미국대사관 앞에서 탈레반 대원들이 대형 탈레반 깃발을 든 채 자축하고 있다. 작년 8월 미국의 철수와 함께 탈레반이 카불에 입성했다. 다량의 무기와 수많은 현지인 협력자를 두고 허둥지둥 철수한 미국의 모양새가 세계적인 충격을 줬다. /AP=연합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재점령 재집권 1주년을 맞은 15일(현지시간) 카불 주재 옛 미국대사관 앞에서 탈레반 대원들이 대형 탈레반 깃발을 든 채 자축하고 있다. 작년 8월 미국의 철수와 함께 탈레반이 카불에 입성했다. 다량의 무기와 수많은 현지인 협력자를 두고 허둥지둥 철수한 미국의 모양새가 세계적인 충격을 줬다. /AP=연합

미국이 철수한 아프가니스탄에 중국 기업들이 진출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2001년부터 아프가니스탄에서 사업을 해온 중국인 유밍후이 씨를 소개하며, 중국 기업들의 성과를 보도했다.

"탈레반이 우리에 대한 지지를 말할 뿐 아니라 실제로 우리 일을 지원한다"고 유 씨는 말했다. 탈레반 정권이 4월 말 밝혔듯, 2억1600만 달러(2916억 원) 규모의 카불 외곽 산업단지 개발을 위한 중국과의 공동 프로젝트 역시 대표적인 지지 및 지원의 예다.

중국과의 이 공동프로젝트는 탈레반 집권 이후 첫 번째 양국 인프라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최대 150개의 공장이 유치될 전망이다. 유 씨는 "폐허가 된 도시들의 재건이 필요하다. 엔지니어·돈·기술까지 모든 게 필요하며, 이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중국은 가졌다"고 자심감을 보였다.

중국 당국 또한 국제사회와 공조해 공식적으론 탈레반 정권을 인정하지 않지만, 비공식적인 관계엔 힘을 쏟는다.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비롯한 중국 외교관들이 카불에서 탈레반 고위 관리들을 자주 만난다. 중국 국영기업의 대표들도 투자 기회와 재건 계획 등을 논의하기 위해 베이징 주재 아프가니스탄 대사관을 방문한다"고 SCMP는 전했다.

무너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 탈레반 정권은 아프가니스탄의 천연자원을 수입원으로 만들고자 한다. 파키스탄·이란 다음으로 큰 교역국인 중국의 투자를 절실히 기대하는 입장이다. 아프가니스탄엔 철광석 22억t·구리 3000만t·희토류 광물 140만t 등이 매장돼 있다. 세계 패권을 추구하는 중국으로선 아프가니스탄의 지정학적 의미와 자원을 놓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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