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위기로 어둠에 싸인 독일 드레스덴 교회. 22일(현지시간) 독일 드레스덴에 있는 프라우엔키르헤(성모교회)의 외부 야간조명이 에너지 절감을 위해 꺼져 있다. /로이터=연합
에너지 위기로 어둠에 싸인 독일 드레스덴 교회. 22일(현지시간) 독일 드레스덴에 있는 프라우엔키르헤(성모교회)의 외부 야간조명이 에너지 절감을 위해 꺼져 있다. /로이터=연합

러시아가 프랑스에 대해 9월 1일(현지시간)부터 가스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30일 오전까지만 해도 ‘공급 축소’를 말했으나, 하루도 안돼 ‘전면 중단’으로 선회한 것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이 프랑스 에너지기업 엔지에 다음달 1일부터 가스공급 완전 중단을 통보했다." 가스프롬은 7월분으로 공급한 가스대금 전액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해외 구매자가 계약조건 대로 전액을 지불하지 못할 경우, 대통령령에 따라 추가 공급이 중지된다"는 설명이다.

이날 오전 가스프롬은 엔지에 가스공급을 줄이겠다고 통보했다가 오후에 번복한 셈이다. 엔지는 성명을 통해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물량을 이미 확보해놨다" "가스프롬의 공급 중단으로 발생 가능한 재정적·물리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여러 방안도 강구해 뒀다"고 설명했으나,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 가운데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낮은 편인 프랑스였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위기 속에 올겨울 에너지 배급제 시행을 검토 중이다. 소비 전력의 약 70%를 원자력발전으로 충당해 온 프랑스마저 ‘에너지 보릿고개’를 면치 못 할 상황이다.

시장조사 컨설팅업체인 사반타 컴레스가 영국 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영국 국민 23%가 "올겨울 난방을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우크라이나 국영 가스회사 나프토가즈의 유리 비트렌코 회장이 말했듯 "수십 년 만에 가장 혹독한 겨울을 맞게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EU가 러시아발 에너지위기 공동대응에 나섰다. 9월 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에너지위원회 특별 회의를 개최해 가스요금 상한제·전력시장 개혁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6월 중순부터 가스관 터빈 반환 지연을 이유로 유럽행 주요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공급을 용량의 40%까지 축소했다. 이번엔 정비를 이유로 8월 31일부터 3일간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

엘리자베트 보른 프랑스 총리가 29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린 경제인연합회(Medef) 연례 총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보른 총리는 "올겨울 에너지 배급제를 시행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AFP=연합
엘리자베트 보른 프랑스 총리가 29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린 경제인연합회(Medef) 연례 총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보른 총리는 "올겨울 에너지 배급제를 시행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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