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도시개발공사 김문기 개발1처장이 21일 오후 8시 30분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성남도시개발공사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날 김 처장 가족으로부터 실종 신고를 받고 소재 파악을 하던 중 성남도시개발공사 1층 사무실에 김씨가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날 사건 발생 뒤 경찰이 현장 감식 등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
성남도시개발공사 김문기 개발1처장이 21일 오후 8시 30분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성남도시개발공사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날 김 처장 가족으로부터 실종 신고를 받고 소재 파악을 하던 중 성남도시개발공사 1층 사무실에 김씨가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날 사건 발생 뒤 경찰이 현장 감식 등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

대장동 개발 사업 주무 부서장이었던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공) 개발사업 1처장이 21일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10일 유한기 성남도공 개발사업본부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또 사건 관계자가 목숨을 잃는 일이 벌어지면서 특검 도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하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특검법의 법사위 상정 자체를 막고 있어 "특검 도입을 100% 환영한다"던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말과는 정 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일 국회에서는 국민의힘 요구로 대장동 의혹 특검법을 처리하기 위한 법사위 전체회의가 열렸으나, 민주당이 불참하면서 상정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에도 특검법 상정을 거부한 바 있다.

특검법이 통과되지 못하면 현재 검찰 수사에 계속 의존할 수 밖에 없지만 사건의 핵심 관계자가 연달아 사망함으로써 안그래도 지지부진하던 검찰의 수사 속도가 더욱 느려지게 됐다.

또 석 달 가까이 수사가 이어지는 동안 사건 관계자 2명이 잇달아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검찰 수사 방식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김 처장의 유족들도 김 처장이 ‘꼬리자르기’의 희생자라며 분개하고 나섰다. 21일 밤 경기 성남 분당구 성남도공에서 김 처장의 친형이라고 밝힌 A씨는 "동생이 지금까지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다"며 "윗사람은 책임을 지질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성남도공)에서 내 동생을 고소했다"며 "이 회사에서 유일하게 내 동생을 고소했다는 것은 몸통은 놔두고 꼬리를 자르려고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내막은 모르겠다"면서도 "모든 걸 김 처장에게 뒤집어 씌우려고 했다"고 했다. 또 다른 유족은 "유서를 안남길 사람이 아니다. 분명 어딘가 있을 것"이라면서 "억울해서 어떻게 보내느냐고"고 오열했다.

지금의 검찰 수사 방식이나 방향을 봤을 때 ‘윗선’에 접근하고자 하는 의지 자체가 없다는 말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이날 ‘대장동 의혹’ 관련 인사들의 잇따른 사망에 대해 "몸통만 놔두고 깃털만 잡는 검찰의 여당 눈높이 맞춤수사가 비극을 초래했다"며 특검 도입을 거듭 촉구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긴급성명에서 "특검 수사로 죽음의 행렬을 중단시켜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처장의 사망에 대해 "깃털에 불과한 그들이 왜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었는지, 어쩌면 누구에겐가 죽음을 강요받았는지는 몸통인 ‘그분’만이 알 것"이라며 이재명 후보를 겨냥했다.

안 후보는 "몸통은 펄펄 날아 숨 쉬고 깃털들만 목숨을 끊거나 감옥에 가는 이 불합리하고 기이한 상황을 하루빨리 깨야 한다"며 특검 수사를 통한 진상 규명 필요성을 강조했다.

동시에 "여야는 즉각 쌍특검(대장동·고발사주 의혹에 대한 특검)‘에 합의하고 특검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 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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