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태풍 힌남노 피해상황 긴급점검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태풍 힌남노 피해상황 긴급점검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인명피해가 집중된 포항에 특별재난지역을 즉각 조치할 것을 지시한 가운데, 정부가 예비비 500억원을 긴급 편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태풍 힌남노 피해 상황 긴급 점검 국무회의를 열고 "예비비 500억원을 긴급편성해서 특별교부금과 함께 피해복구에 투입하고 완전한 일상 회복까지 모든 상황을 직접 챙기겠다"고 밝혔다.

이어 "재해보험금, 재난지원금 등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해 피해를 입은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내년도 재난 대응 예산안을 전년 대비 17% 대폭 증액한 6조 1000억원으로 편성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오전 경북 포항 의료원에는 지하 주차장 침수사고 피해자들의 빈소가 마련됐다. 빈소는 유족들의 무거운 침묵과 슬픔으로 가득 찼다. 태풍 힌남노로 인한 사망자 수는 총 10명이며, 이 중 9명은 포항 주민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선 6일 오전 포항 남구 인덕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지하 주차장에 차를 빼러 갔던 7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특히 전씨(39·남)와 김씨(52·여) 등 2명이 극적으로 생환했으나 김씨의 아들은 김씨 구조 후 숨진 채 발견됐다는 안타까운 사연도 전해졌다.

같은 날 포항의 다른 아파트인 남구 오천읍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도 실종되었던 60대 여성 1명이 숨진 채로 발견됐다. 그 전날인 오전 7시57분쯤엔 포항 남구 오천읍 도로에서 대피소로 이동하던 가족 중 70대 여성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뒤 1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또한 울산시 울주군에서 실종된 20대 남성은 아직 생사확인이 안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태풍 힌남노가 휩쓸고 간 자리엔 주택 1만1932건과 도로와 교량 등 공공시설 426건, 5131.5㏊(헥타르) 규모의 농작물이 피해를 입었다. 또 8만9203호에서 정전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98.2%가 복구됐다. 태풍으로 인한 차량 피해는 4100여 대로, 총 336억 원의 손해를 남겼다.

태풍 힌남노는 전날 오후 9시를 기준으로 일본 삿포로 서북서쪽 약 400㎞ 부근 해상에서 온대저기압으로 약화됐다. 이에 따라 전국의 기상특보는 모두 해제됐으며 항공기와 철도는 전 구간 정상 운행을 시작했다. 국도 4호선은 이날 오전 7시 이후 통행이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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