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강도 긴축 우려에도 반발 매수세와 국채금리 하락세에 상승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각각 1.40%, 1.83% 상승했고 나스닥 지수는 246.99포인트(2.14%) 오른 11,791.90으로 장을 마감했다. /로이터=연합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강도 긴축 우려에도 반발 매수세와 국채금리 하락세에 상승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각각 1.40%, 1.83% 상승했고 나스닥 지수는 246.99포인트(2.14%) 오른 11,791.90으로 장을 마감했다. /로이터=연합

추석연휴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폭이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미 연준의 통화긴축 근거가 물가 억제인 만큼 13일 발표되는 미국 노동통계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CPI는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폭을 좌우하는 선행지표로 꼽힌다. 자본시장이 8월 CPI 발표를 숨죽인 채 지켜보고 있는 이유다. 앞서 지난 6월 CPI는 9.1%까지 치솟았다가 7월에는 국제유가 안정에 힘입어 8.5%로 둔화된 상태다. 하지만 농산물과 에너지 가격의 영향을 받지 않는 근원 CPI는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각국 중앙은행의 행보는 갈수록 탄력을 받고 있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뿌리 내리는 것을 막기 위해 성장을 희생해서라도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 캐나다 중앙은행은 지난 7일 기준금리를 2.5%에서 3.25%로 0.75%포인트 인상해 14년 만에 최고로 끌어올렸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7월 0.5%포인트 인상으로 마이너스 금리(예금금리)와 제로 금리(기준금리) 시대를 끝낸 후 두달 만에 또다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렸다. 이는 유로화가 탄생한 1999년 이래 두 번째다.

미 연준 인사들 역시 고금리를 지지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물가가 잡힐 때까지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해 연 2.25~2.5%인 기준금리를 내년 초까지 연 4%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 연준은 오는 20~2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려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6월과 7월에 이어 미 연준이 또 한차례의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경우 가뜩이나 강세를 보이고 있는 달러가치는 더 오를 공산이 크다. 최근 국내 자본시장에서 ‘달러 사재기’에 나서는 투자자가 급증하고 있는 배경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개인과 기업들이 은행에 넣어둔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 7월 말 764억7000만 달러로 한달 새 28억6000만 달러 증가했다. 이달 들어서도 은행에는 달러예금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3년 만에 처음 1300원을 돌파한 6월 말만 해도 이를 고점으로 생각하고 달러를 내다파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환율 상승세가 계속되자 달러 매수로 돌아섰다는 것이 은행들의 설명이다. 예전에는 포트폴리오 구성상 자산의 10% 정도를 달러에 투자했는데, 최근에는 이 비중이 20%까지 늘어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달러 수요가 늘어나자 은행들도 달러예금의 금리를 잇달아 올리며 고객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달러예금의 금리가 원화예금 금리를 추월하는 역전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 7일 기준으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달러 정기예금 금리는 연 3.59∼3.85%로 원화 정기예금 금리인 연 3.35∼3.60%보다 0.25%포인트 높다. 올해 초만 해도 달러예금 금리는 연 0.2% 안팎에 불과해 원화예금 금리보다 1%포인트 이상 낮았다.

달러 강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달러보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달러보험은 메트라이프생명·AIA생명·푸르덴셜생명 등 주로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이 판매를 주도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삼성생명과 KB생명 등 국내 보험사도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달러 강세에 따른 수요를 공략하기 위한 상품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달러보험은 상품 구조면에서 원화보험 상품과 같다. 하지만 보험료 납입과 보험금 지급이 모두 달러 기준으로 이뤄진다. 상품 유형은 30년 이상 만기가 긴 보장성 보험과 저축성 보험 등이 있다. 10년 이상 유지할 경우 보험금 수령 때 환차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화보험 계약 건수는 지난 2017년 5000건에서 지난해 9월 기준 6만2000건으로 1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입보험료, 즉 보험사가 일정 기간 받아들인 보험료는 2017년 3000억원 가량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9월 기준 9742억원으로 3배 넘게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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