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11일(현지시간) 여왕이 안치될 성 자일스 대성당을 관광객들이 보고 있다. /연합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11일(현지시간) 여왕이 안치될 성 자일스 대성당을 관광객들이 보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9일(현지시간)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국장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영국을 우선 방문하고, 이후 20일로 예정된 뉴욕 유엔총회에서의 기조연설을 위해 미국과 캐나다를 차례로 순방한다.

지난 9일 윤 대통령은 트위터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에 대해 영국 국민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여왕은 인간의 자유라는 대의명분에 대한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고 존엄성의 위대한 유산을 남겼다"고 추모글을 올린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여왕은 미국과 영국의 동맹을 강화한 비교할 수 없는 위엄과 불변의 정치인"이라고 애도하며 백악관과 군부대에 조기를 게양하도록 지시했다.

전쟁 중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영국 왕실에 조전을 보내 "돌이킬 수 없는 상실감에 직면한 왕실 가족과 영국 국민이 용기와 인내로 이겨내길 바란다"고 위로했다.

앞서 영국 왕실은 지난 8일(현지시간) 여름철마다 머물러 온 스코틀랜드의 밸모럴성에서 여왕이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동시에 웨스트민스터 사원과 세인트폴 대성당에는 일제히 종이 울렸고, 영국 전역에서 1분간 묵념이 이루어졌다.

영국 왕실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를 ‘유니콘 작전’으로 명하고, 열흘간의 장례절차에 들어갔다. 이 기간 동안 영국 왕실은 국내외 조문객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운구차 행렬은 지난 10일 여왕이 마지막까지 머물렀던 스코틀랜드 북동부의 밸모럴성에서 출발했다. 여왕의 관은 여왕이 생전에 좋아하던 꽃으로 장식됐고 운구 행렬엔 차량 약 45대가 동원됐다.

운구 차량은 최대한 많은 사람이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도록 고속도로가 아닌 국도로 이동했다. 여왕의 마지막 여정을 지켜보던 수천 명의 시민들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 손뼉을 치거나 꽃을 던지며 조의를 표했다. 운구 행렬은 약 6시간 후인 11일 오전 10시에 에든버러의 홀리루드 궁전에 도착했다. 이튿날인 12일에는 에든버러 성의 자일스 대성당까지 운구 행렬이 이어졌다. 이곳에서는 왕실 일가가 참석한 가운데 장례 미사가 열렸다.

여왕의 관은 13일 공군기를 통해 런던의 버킹엄궁으로 이동하며, 14일 오후 2시에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안치된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영국 왕과 여왕의 대관식이 열리는 곳이며, 여왕이 1947년에 필립 왕자와 결혼한 곳이기도 하다. 현재, 영국 여왕의 장례식을 앞두고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장례식 준비로 한창이다.

한편, 왕위를 계승하는 찰스 3세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 참석을 위해 영국에 도착하는 세계 각국의 정상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일본 기시다 총리도 직접 영국을 찾아 조문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역시 현지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마지막길을 함께 한다. 이후 각국 지도자들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런던 장례식장에서 한일, 한미 정상 간의 만남이 이뤄질 전망이다.

여왕은 14일(현지시간) 오후 5시부터 장례식인 19일 새벽 6시 30분까지 나흘간 대중의 조문을 받는다. 유해를 대중에 공개하는 것은 1965년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 이후 처음이다. 영국 국민 수만 명이 조의를 표하기 위해 몰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여왕은 마지막으로 윈저성의 세인트 조지 예배당에서의 예식 후 96세를 일기로 이곳 왕실 납골당에 안장될 예정이다. 여왕은 25살에 왕위에 오른 뒤 역대 최장 기간인 70년간 영국의 수장 자리를 지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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