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전환대출 사전안내가 시작된 지난달 17일 서울 강남구 한국주택금융공사 서울남부지사 상담창구에 안심전환대출 안내문이 놓여 있다. /연합
안심전환대출 사전안내가 시작된 지난달 17일 서울 강남구 한국주택금융공사 서울남부지사 상담창구에 안심전환대출 안내문이 놓여 있다. /연합

국내 은행의 예대금리차가 계속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대금리차는 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것으로 은행의 수익과도 직결된다. 또한 세계 각국의 통화긴축 속도가 빨라지면서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지만 우리나라 가계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오히려 더 늘어나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이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잔액 기준으로 국내 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는 2.4%포인트로 전 분기 말의 2.32%포인트보다 0.08%포인트가 늘었다. 지난 2분기 말의 예금금리는 1.17%였는데, 대출금리는 3.57%를 기록하며 예대금리차가 2.4%포인트까지 벌어진 것이다.

예금금리는 지난해 2분기 말 0.65%를 기록한 이래 3분기 말 0.69%, 4분기 말 0.83%, 올해 1분기 말 0.96%로 계속 오르고 있다. 하지만 대출금리는 지난해 2분기 말 2.77%, 3분기 말 2.83%, 4분기 말 3.04%, 올해 1분기 말 3.28%로 상승세가 예금금리보다 가파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가계대출의 변동금리 비중 역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금리 상승기에 변동금리의 대출 부실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에 정부와 한국은행이 위험을 경고하고, 고정금리로의 갈아타기를 유도하고 있음에도 큰 효과가 없는 셈이다.

한국은행의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7월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78.4%로 2014년 3월의 78.6% 이후 8년 4개월 만에 가장 커졌다.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20년 1월의 65.6%와 비교하면 2년 6개월 새 12.8%포인트나 뛰었다.

한국은행의 가계신용 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가계대출은 모두 1757조9000억원에 이른다. 은행 외 금융기관의 변동금리 비중도 같다고 가정하면 이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때마다 가계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은 3조4455억원 늘어난다.

변동금리 비중을 낮추기 위해 정부와 한국은행은 출자를 통해 내년까지 45조원 규모의 안심전환대출 상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정부는 안심전환대출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되면 변동금리 비중이 72.7%까지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심전환대출은 은행에서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대출자가 고정금리로 갈아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금융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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