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등 고강도 통화긴축 기조를 이어가면서 원·달러 환율이 1410원에 육박하고 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5.5원 오른 1409.7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3.8원 상승한 1398.0원에 개장한 뒤 바로 1400원을 넘어섰고, 오름폭을 확대하면서 장 마감 직전 1413.5원까지 치솟았다.

고점 기준으로 환율이 1410원대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의 1422.0원 이후 13년 6개월여 만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2009년 3월 20일의 1412.5원 이후 최고치다.

시장은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와 경기 전망을 토대로 변동성을 확대했다. 미 연준은 21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에서 한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결정하면서 지난 6월부터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았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3.00∼3.25%가 됐다.

미 연준은 또 점도표를 통해 올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4.4%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점도표는 미 연준 위원들의 향후 기준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것으로 오는 11월과 12월 두 차례의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가 1.25%포인트 추가 인상될 여지가 커졌다.

미 연준이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으면서 한국은행도 한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0.75%포인트까지 벌어진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를 방치할 경우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가치가 급격히 떨어져 결국 물가 상승까지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한 듯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의 전제 조건이 많이 바뀌었다"며 다음달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리 인상 사이클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증시의 투자심리도 차갑게 식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63%(14.90포인트) 내린 2332.31에 장을 마치며 이틀 연속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도 0.46%(3.48포인트) 떨어진 751.41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