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9월 수출입 통계를 발표했다.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8% 증가한 574억6천만달러, 수입은 18.6% 늘어난 612억3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연합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9월 수출입 통계를 발표했다.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8% 증가한 574억6천만달러, 수입은 18.6% 늘어난 612억3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연합

우리나라 무역전선에 ‘비상등’이 켜졌다. 무역수지가 9월에도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6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8% 증가한 574억6000만 달러에 머문 반면 수입은 18.6% 늘어난 612억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로써 무역수지는 37억7000만 달러의 적자를 나타냈다.

무역수지는 지난 4월부터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6개월 이상 연속 적자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일 발표한 ‘2022년 무역수지 전망 및 시사점’에서 올해 무역수지 적자가 48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는 IMF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206억2000만 달러의 약 2.3배로 무역통계가 작성된 1964년 이후 최대 규모다.

무역적자가 지속되면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는 것은 물론 원·달러 환율이 치솟아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키운다. 환차손을 우려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금도 썰물처럼 빠져 나갈 수 있다. 일각에서 ‘제2의 외환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금융위기의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는 한미 통화스와프가 종료됐다는 점은 불안을 더욱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당시 한국은행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환율이 치솟으면서 외환위기 재발 우려가 커지자 2008년 10월 30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양국 간 첫 통화스와프로 외환시장을 안정시켜 위기를 모면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로부터 10년 뒤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다시 위기가 찾아오자 한미 중앙은행은 2020년 3월 19일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다시 체결했다. 이번에도 한미 통화스와프는 즉각적인 효력을 발휘해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고 위기를 넘기는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한미 통화스와프는 문재인 정부 말기인 2021년 12월 31일 종료됐다. 외교·안보에 이어 또 다른 한미 동맹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통화스와프의 연장이 불발된 것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지난 7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이명박 정부와 미국의 사이가 굉장히 좋아 한미 통화스와프를 맺게 된 것인데, 문재인 정부 들어와 한미 관계가 나쁘니까 종료됐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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