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1학년 이은빈이 9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육상 여자 고등부 100m에서 우승한 뒤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
고교 1학년 이은빈이 9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육상 여자 고등부 100m에서 우승한 뒤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

이은빈(16·전남체고)의 100m 기록이 전광판에 뜨자, 울산종합운동장이 술렁였다.

고교 1년생 이은빈은 9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육상 여자 고등부 100m 결선에서 11초92로 우승했다.

2위 신가영(17·경북체고)의 기록은 12초17이었다.

이은빈은 중학교 시절부터 주목받은 ‘단거리 유망주’였다.

중학교 3학년에 치른 지난해 전국소년체전에서는 100m, 200m, 400m 계주, 1,600m 계주에서 모두 우승했다.

고교에 입학해 이제 전국체전 무대에 선 이은빈은 자신의 대회 첫 종목인 100m에서 우승하며 다관왕 행진을 시작했다.

종전 12초02를 넘어선 개인 최고 기록도 세웠다.

이은빈의 질주에 모두가 감탄했지만, 정작 자신은 "기대했던 것보다는 기록이 좋지 않다"고 했다.

그는 "전국체전 여자 고등부 대회 기록(11초85·2011년 이선애)을 깨고 싶었다. 일단 오늘은 개인 처음으로 11초대에 진입하고, 전국체전 첫 종목에서 우승한 것에 만족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은빈은 올 시즌 초에는 발목, 무릎 부상으로 고전했다.

통증과 조급한 마음을 다스리며 재활에 힘쓴 이은빈은 국내 스포츠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전국체전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했다.

이은빈은 "부상을 당한 뒤에 잘 뛰고 싶은 의욕이 더 커졌다. 회복하고자 재활 훈련을 열심히 했다"며 "올해가 끝나기 전에 100m 11초대에 진입해 다행"이라고 했다.

이은빈의 ‘장기 목표’는 여자 100m 한국기록 경신이다.

여자 100m 한국기록은 1994년 이영숙이 세운 11초49다. 이은빈은 30년 넘게 깨지지 않은 기록에 언젠가는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이은빈은 "매년 0.2초씩 기록을 단축하고 싶다"고 1년 단위의 계획을 세운 뒤 "11초대에 진입했으니, 한국 기록에 조금은 가까이 다가갔다. 매년 기록을 줄여나가다 보면 한국 기록도 눈에 들어올 것 같다"고 했다.

2021년 이은빈의 100m 개인 최고 기록은 12초11이었다. 1년 사이, 그의 기록은 11초92로 0.19초 줄었다.

이은빈의 성장 속도를 보면 ‘한국 기록 도전 계획’이 무모하게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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