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낙태 접근권’ 보장을 위한 정부 태스크포스(TF)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낙태 접근권’ 보장을 위한 정부 태스크포스(TF)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소극적인 태도가 북한에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 시간만 벌어줬다는 지적이다. 작년 바이든 정부의 새 대북정책 방향성으로, ‘조정된 실용적 접근’이 발표됐다. 이후 북한의 도발에 대해 제재·억지력 강화로 대응하면서 "조건 없는 대화의 문이 열려있다"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북한은 작년 9월 이후 모두 30차례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최근 2주간 사이 7차례나 미사일 도발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대북 전문가들의 비판적인 목소리를 전했다. 앙킷 판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핵정책프로그램 선임연구원은 "단순한 실패가 아니라 이제 웃음거리다. 북한이 (비핵화 싸움에서) 이미 이겼다"는 논평과 함께 진한 우려를 드러냈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미국이 인정할 때까지 북한의 무기고가 계속 확장될 것이다. 향후 협상에서 더 큰 비용을 치러야 한다."

채드 오캐럴 코리아리스크그룹 대표는 더욱 뼈아픈 지적을 했다. "대북정책을 담당해 온 대부분의 미국 고위 관리들은 비핵화의 비현실성을 개인적으로 인식하지만, 공개적으로 말할 수도 없으며 말하려 하지도 않을 것이다." 제니 타운 미 스팀슨 센터 선임연구원 역시 "한국을 포함한 모두가 무장을 강화하는 가운데 북한이 비핵화를 고려할 것으로 기대하는 게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ABC방송에 출연한 마이크 멀린 전 합참의장은 2017년 북한 핵실험 이후 다시 핵전쟁 가능성이 높아진 것 아니냐 묻자, "심지어 더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 현재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이미 역대 최고 수준"임을 강조했다. "(협상의) 지렛대가 아닌 실질적으로 핵을 탑재한 미사일 (도발) 가능성이 5년 전에 비해 한층 높아졌다." 멀린 전 합참의장은 "김정은이 현시점에서 경로를 바꿀 것 같지 않다. 북한의 핵 개발 및 보강은 진행중이며 우리는 한층 위험한 국면에 있다"고 인정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마이크 폼페이오 전 장관이 9일 러시아의 핵무기 위협을 ‘아마겟돈’(인류 최후 멸망의 대혼란)에 비유한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선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표현에 대해 "무모하다", "지난 수십년이래 최대 외교정책 실패를 입증한다"고 꼬집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4년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억지’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아마겟돈’ 발언은 6일 민주당 상원 선거위원회 리셉션 행사에서 나왔다. 러시아의 핵무기 위협을 거론하면서 "존 F. 케네디와 쿠바 미사일 위기 이래 이런 아마겟돈 가능성에 직면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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