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우넹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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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체제로 전환한 지 30년이 지난 몽골 사회에 한국의 커피숍은 새로운 문화를 정착시켰다.

몽골에도 커피숍이 있었지만 그다지 대중화되지 않았다. 그런데 2013년 카페 베네가 몽골에 진출했다. 몽골 사람들이 잘 아는 한국 유명 연예인들의 광고가 여기저기 보이기 시작면서 눈길을 끌었다. 카페 베네는 몽골 베이커리 전문업체인 몽베이커리 사와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인기 쇼핑몰에 1호점을 오픈했다. 이어 2014년 탐앤탐스가 디엠엘 사와 프랜차이즈 계약을 하고 몽골에 진출했다. 두 커피샵은 서로 경쟁하듯 지점을 열었다. 현재 카페베네가 35개, 탐앤탐스는 37개 매장을 열고 있다.

몽골은 차 문화가 발달돼 있어 상대적으로 커피와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한국 커피숍이 들어오면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커피와 커피숍이 대중화 되기 시작했다. 다양하고 맛있는 커피, 따뜻하고 편리한 인테리어, 무료 와이파이, 예쁘고 멋진 머그컵, 오랫동안 노트북으로 일할 수 있는 공간, 친구들과 수다떨 수 있는 공간 등 모든 것이 새롭고 좋았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라면 부러워했던 바로 그 모습의 카페였다. 외국 나갔을 때 커피컵을 들고 걸어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마치 핸드폰을 들고 다니는 사람을 처음 봤을 때처럼 부러웠던 기억이 있다. 이제 몽골 젊은이들은 커피숍에서 공부를 하거나 회의를 하거나 글을 쓰거나 업무를 보는 것이 일상화됐다. 불과 10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광경이었다.

커피빈을 비롯한 세계 유명한 브랜드들도 몽골에 진출했지만 다 성공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한국 브랜드가 크게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 브랜드의 가치, 체계화된 시스템, 마케팅 전략, 철저한 준비와 조사, 적절한 시기, 든든한 몽골 사업 파트너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민주주의 초기에 몽골 기업들은 부족한 점이 많았다. 2010년에 들어서야 비로소 기업다운 기업이 되기 시작했다. 몽골 사람들 또한 해외를 드나들며 문화적 견문과 경험을 넓혔다. 한국의 커피숍이 들어온 것은 바로 그즈음이었다. 시기적으로 특히 적절했던 것이다.

지금은 몽골에 국내외 브랜드가 많이 생겼고 커피숍 문화가 일상화됐다. 그래도 여전히 한국 커피숍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다운타운에 있는 탐앤탐스는 늘 손님으로 꽉 차 있다. 필자 또한 주말에 집 근처 카페베네에서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

이제 몽골에서 커피숍은 활력과 감성을 충전하는 문화 커뮤니케이션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그 길을 열어준 것이 한국 커피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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