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재
김원재

지난 몇 주간 뜨거운 감자였던 신지예 국민의 힘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이 그간의 논란을 극복하지 못하고 오늘 오전 선대위를 사퇴했다. 지난달 20일 새시대위 수석부위원장에 영입된 지 약 2주 만이다.

신지예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퇴의 글에서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온 저에게 더 강한 저항은 국민의힘 내부에 있었다.", "사퇴하라는 종용이 이어졌다.",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라는 이준석 대표의 조롱도 계속됐다"라며 분노했다.

이 발언을 보면 신지예 씨는 당 내외 여론에 떠밀려서 사퇴한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선대위가 지지율 하락에 대한 대책으로 신지예 사퇴라는 방법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지예 씨는 "신지예 한 사람이 들어와 윤 후보를 향한 2030의 지지가 폭락했다고 말한다. 정말 그런가"라며 자신의 사퇴가 지지율 하락에 대한 올바른 대책인가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이런 신지예 씨의 주장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다. 2030 청년들에게 신지예 씨의 영입은 지지율 하락의 충분조건이지 필요조건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신지예 씨의 영입이 지지율 하락의 일부 요소일 수는 있지만, 전체는 아니라는 것이다.

신지예 씨는 페미니스트로서 많은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인물이다. 좌파성향의 정당인 녹색당에 가입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그는 각종 이슈에서 페미니즘에 입각한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을 하며 2030 청년들의 극심한 반발을 샀다. 여러 가지 사건이 있지만 대표적으로 일명 ‘혜화역 시위’ 옹호 논란을 들 수 있다.

혜화역 시위란 ‘홍대 누드모델 몰카 유출 사건’을 계기로 극단적 남성 혐오 사이트 ‘워마드(womad)’를 주축으로 ‘동일범죄 동일처벌’을 기치로 내세우며 진행한 집회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2018년 5월경 워마드 여자 회원이 홍익 대학교 누드 크로키 수업에서 남성 누드모델의 얼굴과 성기를 몰래 찍어 워마드에 게시했다가 경찰의 수사로 검거됐다. 이에 워마드를 비롯한 페미니스트들이 왜 여성이 범죄자인 경우에만 이렇게 빨리 수사가 이뤄지냐며 혜화역에 모여 집회를 했는데 이것이 바로 이른바 ‘혜화역 시위’다.

한마디로 몰카 사건 여성 범죄자를 옹호하고자 집회를 했다는 거다. 이들은 한 술 더 떠 피해자인 남성을 조롱하고 비난하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도 저질렀다. 이들은 페미니스트들이 말하는 범죄자를 옹호하기 위해 피해자를 공격하는 전형적인 2차 가해를 저지른 것이다.

그야말로 광기의 집회였다. 그런데 이런 혜화역 시위를 신지예 씨가 옹호한 것이다. 이에 많은 청년들이 분노했고, 신지예 씨에게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신지예 씨에 대한 논란은 선대위에 참가하고 나서도 사그라지지 않았다. 그가 선대위 참여 후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 발언을 볼 때 혜화역 시위를 옹호했던 때와 전혀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신지예 씨는 선대위에 합류해서도 페미니즘 성향을 계속해서 드러냈다. 그는 3일 사퇴의 글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성범죄 무고죄 처벌 강화 공약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했다. 청년들의 예측이 맞았음을 알려줬다.

윤석열 후보의 신지예 씨 사퇴 결단이 2030 청년 지지율을 회복시킬지는 미지수이다. 앞서 말했듯이 신지예 씨 영입은 지지율 하락 요인 중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신지예 씨를 사퇴시킨 윤석열 후보에 대한 2030 청년들의 반응 역시 싸늘하다. 2030 청년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의 네티즌들은 "신지예 잘랐다고 윤석열 지지할 거라고 생각하는 수준이 개그다", "윤석열이 영입한 수많은 페미 인사 가운데 한 명 잘렸을 뿐이다. 지지하겠냐?", "이게 바로 청년들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 안 한다는 증거임. 영입했을 때 이미 끝났어"라며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필자도 진정한 성 평등을 지향하는 단체의 대표로서 신지예 씨 사퇴시킨 윤석열 후보의 행보를 적극적으로 환영한다. 하지만 2030 청년들의 마음을 돌려 지지율을 회복하려면 이런 단발적인 이벤트와는 달리 청년들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행동을 지속적으로 보여줘야 할 것이다.

청년들의 입장에서 신지예 씨 사퇴는 ‘100보 후퇴, 1보 전진’일 뿐이다. 윤석열 캠프에는 아직도 수많은 페미 인사들이 남아있고 페미 공약들이 남아있다. 아직 99보 남았다. 물론 99보 모두 걸어가라는 것이 아니다. 진심을 가지고 한보 한보 걷다보면 떨어질 때 이상으로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청년들에게 정권교체에 힘을 모아달라고 요청하려면 청년들 입장에서의 정권교체도 이뤄져야 한다. 청년들 입장에서 정권교체는 ‘페미니즘 정부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를 명심해서 모든 국민이 바라는 정권교체를 이뤄내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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