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연합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쌍방울그룹 부회장 출신 최우향씨에게 화천대유 내부 자료 등을 전달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 가운데 김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지만 생명엔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지난달말부터 최씨를 잇달아 불러 조사하면서 최씨가 보관하던 화천대유 내부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지난해 김씨가 구속되기 직전 김씨로부터 화천대유 비자금 조성 정황 등이 담긴 내부 문건을 대량으로 건네받아 최근까지 맡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씨가 2020년 2월~2021년 10월까지 3차례에 걸쳐 천화동인 1호로부터 80억원을 받아간 것도 역시 자금 세탁의 일환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조직폭력배 출신으로 알려진 최씨는 지난해 김씨가 검찰 조사를 받을 때 도시락을 직접 공수하는가 하면 지난해 10월 구속영장 기각 때는 오토바이를 타고 서울구치소 앞에 마중을 나가 이른바 ‘헬멧남’으로 불렸다.

검찰은 김씨의 측근인 이한성 화천대유 공동대표와 최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김씨 지시에 따라 대장동 사업으로 얻은 이익을 수표로 인출해 숨겨 보관하거나 허위 회계처리를 해 차명으로 부동산을 매수하는 등 260억원 상당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한편 김씨는 14일 오전 2~4시 사이 두 차례, 오후 1시 한차례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흉기로 목과 가슴 부위를 찔러 자해했다. 이날 밤 9시 50분께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생명에 지장은 없으나 경동맥과 폐 부위 부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검찰 수사 강도가 높아지자 김씨는 주변에 신변을 비관하는 발언을 많이 한 것으로 전해진다. ‘뭔가를 진술해야 할 것 같다’, ‘내가 사라지든지 해야겠다. 두렵다’ 등의 토로를 했다고 한다.

김씨는 대장동 일당 중에서 정치권과 법조계를 대상으로 청탁·로비 등을 담당한 키맨으로 꼽힌다. 일당에 늦게 합류했으나 기자 시절 쌓은 인맥으로 민원을 해결하고 인허가를 받는 대관 업무를 맡으면서 주도권을 쥐었다.

이와 관련해 진중권 광운대 교수는 "드디어 꼬리가 밟힐 것 같다. 김씨에서 쌍방울을 거쳐 이재명으로, 대충 이런 그림일 것 같다"며 "변호사비 대납도 결국 같은 사건(일까)"라고 궁금증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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