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웅
전경웅

17일부터 국내 언론들은 "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말을 했다고 윤석열 대통령을 맹비난하고 있다. 많은 우리 국민이 착각하고 있다. 이란은 우리 친구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북한의 친구이고 우리에게는 중국처럼 적성국에 가깝다.

국내 언론이 윤 대통령을 비난하는 이유는 그가 지난 16일 UAE 순방 중 아크부대를 찾아 "UAE의 적은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다", "UAE는 우리의 형제 국가다. 형제 국가의 적은 우리의 적이다"라고 말한 걸 트집 잡고 있다.

윤 대통령 발언이 전해지자 이란 측이 "지켜보고 있다. 한국의 설명을 기다린다"며 발끈했다. 그러자 국내 언론들, 특히 좌익 매체들은 기다렸다는 듯 우리나라 대통령을 비난하고 이란 편을 들고 잇다.

언론들은 지금 이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란이 UAE를 비롯한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 이스라엘과 이집트, 레바논에게 어떤 짓을 했는지 정녕 모르는 걸까 아니면 "그건 그거 이건 이거"라는 논리를 펴는 걸까.

윤석열 대통령이 극단적으로 단순화해서 말하기는 했지만 이란은 UAE를 비롯해 우리나라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중동 국가들의 적이다. UAE가 우리나라 무기를 사들이는 것도 이란 때문이다.

이란과 다른 중동 국가의 갈등 원인은 단순히 수니파와 시아파 차이가 아니다.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종교적 정치이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란은 자신들 편을 들어주지 않으면 모두 적으로 삼는다. 그러면서 북한이 만든 무기를 내전 국가나 독재정권, 테러조직에 밀수출해 지역 정세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이란이다.

그 결과는? 레바논 정치와 경제를 수십 년째 힘들게 만들고 있는 헤즈볼라, 이스라엘을 끊임없이 도발하고 민간인에게 무차별 테러를 가하는 하마스, 예멘을 내전의 지옥으로 이끈 후티 반군, 자국민에게 화학무기까지 쏘아대는 시리아의 세습 독재자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이란 덕분에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북한과 함께 탄도미사일과 핵무기를 개발하고, 국내외 자유민주주의 추종자들을 탄압하며, 불합리하고 부당한 제도에 반발하는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하고 처형했다.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에 다양한 무기를 공급하는 게 우리가 이란이라 부르는 신정일치 국가 ‘이란 이슬람 혁명공화국’의 정체다. 또한 우리의 적 북한,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란에 대해 잘 모르는 일은 또 있다. 2015년 7월 14일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에다 독일, 이란이 모여 소위 말하는 ‘이란 핵합의(JCPOA)’를 만들어 냈다.

유엔 안보리는 왜 북한이 아닌 이란부터 설득하려 한 걸까. 북한은 이미 국제사회의 말을 들을 단계를 넘어섰다는 판단도 있지만, 이란이 북한처럼 핵무기 개발에 성공할 경우 즉각 사용할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도발을 해도 우리나라를 제외한 다른 곳은 직접 타격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란은 직간접적으로 주변국을 도발한 사례가 흔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란과 "자유민주주의를 깨려는 세력과는 절대 타협할 수 없다"며 북한의 위협에 강력한 대응을 주문하는 대한민국 대통령. 정상적인 국민이라면 그 가운데 누구 편을 들어야 할까? 독자의 이성적 판단에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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