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경찰청장. /연합

경찰이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채용안전 비리 특별단속을 벌여 2500명에 육박하는 관련자를 적발해 송치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5~10월 ‘채용·안전 비리’ 특별단속을 벌여 1197건을 적발하고 관련자 2489명을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중 혐의가 중한 34명은 구속됐다.

우선 채용비리 특별단속은 상시 30명 이상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민간)과 정부·지방자치단체·중앙공공기관 350개, 지방공공기관 678개, 기타 공직유관단체 336개 등 총 1364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단속결과 137건을 적발해 978명(구속 26명)을 검찰에 넘겼다.

분야별로 민간이 914명(구속 21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공공은 64명(구속 5명)이었다. 단속 대상 기준으로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취업갑질 749명(76.6%), 채용·인사 업무방해 190명(19.4%), 채용 장사 39명(4%) 순이었다.

주요 사례를 살펴보면 경력 인정 기준을 완화해 부적격자 7명을 채용하고 이에 대한 감사관실 감사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경기도 화성시 공무원과 문화재단 직원 20명이 송치됐다. 교수 공채 과정에서 서로 담합하거나 심사 관련 비밀을 누설하는 방법으로 특정 후보자를 채용한 경북대 음악학과 교수 7명도 검찰에 넘겨졌다.

또 광주시 5개 구청 환경미화원 취업 알선 등 명목으로 취업준비생 등 6명으로부터 2억9000만원 상당을 받아 챙긴 한국노총 소속 광주지자체 노조위원장 등 3명도 구속됐다.

안전비리 단속은 산업·시설·교통화재 등 4대 분야를 대상으로 했다. 1060건을 수사해 관련자 1511명(구속 8명)을 송치했다. 분야별 송치 인원은 산업 772명(구속 7명), 시설 384명(구속 1명), 교통 283명, 화재 72명 등이다. 단속 대상은 안전 관리·점검 부실이 909명(60.2%)으로 가장 많았고 부실시공·제조·개조 531명(35.2%), 금품수수 등 안전부패 71명(4.6%)이 뒤를 이었다.

대표적으로 고속도로 차선 도색 공사를 명의 대여 방식으로 넘겨받고 저가·저성능 자재로 부실 시공해 123억원을 가로챈 건설업체 대표와 범행을 도운 모 공사 직원 등 69명이 검찰에 넘겨졌다.

아파트 신축공사 인허가와 민원 처리 등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건설현장 관리·감독 공무원과 감리원에게 매년 명절마다 20~300만원의 상품권을 제공한 건설사 임직원 10명도 적발됐다. 경찰은 이들 10명과 상품권을 수수한 공무원 4명, 감리원 33명 등 총 47명을 송치했다.

경찰청은 안전비리 대표 사례인 LG 발주 아파트 철근 누락 사건과 관련해 국토부·LH로부터 의뢰받아 21개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수사 중이다. 수사 의뢰는 세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경찰은 시공 과정에서의 건설 관계 법령 위반뿐 아니라 전관업체 유착으로 발생하는 각종 이권 카르텔을 파악하는 데도 수사력을 모으겠다는 방침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앞으로도 채용·안전 비리를 상시 단속할 예정"이라며 "내년에도 국민이 생명·안전과 직결된 비리를 대상으로 기획수사 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엄정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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