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식
김정식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 - 다 함께(Faster, Higher, Stronger - Together)’는 올림픽의 구호다. 하지만 ‘눈 뜨고 코 베이징’이라는 희대의 별명이 붙은 베이징 올림픽은 구호의 모든 내용을 부정하며, 중국의 의식 수준이 ‘함께하는 지구의 일원’이 되기에 한참 부족한 변방국이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는 듯하다.

고대 동아시아의 보편적 교류 형태였다고는 하나, 중국은 우리 선조들을 동쪽의 오랑캐라 부르며 사대와 조공을 강요해왔다. 최근 몇 년의 사례만 보더라도 "중국은 높은 산봉우리"라며 굽실거리기까지 한 대한민국 대통령과 동행한 기자를 공안이 짓밟아 폭행하는데도 항의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미국 대통령 앞에서 "한국은 사실상 중국의 일부였다"라는 말을 내뱉었고, 대한민국의 영토방위를 위해 설치한 사드(THAAD, 종말단계고고도지역방어)에 발끈해 중국 내 우리 기업들을 ‘망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도록 한 것도 사실이다. 정작 중국은 산둥반도, 백두산 인근, 요하 지방 등에 미사일 1,000여 기를 배치해 한국군과 주한미군 기지 등을 조준하고 있으면서 말이다.

자칭 진보 세력은 실제 신채호 선생께서 하지도 않았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을 자주 앞세운다. 그 말은 언제나 대한민국의 동맹·우방국인 미국과 일본만을 향해있고, 정작 전 세계를 위협하는 중국에는 ‘찍소리도 못하는’ 실정이다. 그러면서 국민을 설득하고자 내뱉는 궁색한 변명이 겨우 ‘실리를 챙기자’라는 것이다. 세상에, 세계 1위 초강대국 미국과 세계적 영향력을 인정받는 일본으로부터 취해야 할 실리는 없다는 말인가?

올림픽을 보며 분개한 한 언론인은 ‘그냥 개최국 중국이 메달 모두 가져가라고 하자’라는 문장이 단순 반복되는 기사를 게재했는데, 내친김에 앞으로 중국(中國)을 지나국(支那國, CHINA)으로 부를 것을 제안한다. 아메리카를 미국으로, 일본 내 고유명사인 천황(天皇)을 일왕(日王)이라 바꿔 부르는 대한민국이, 삐뚤어진 민족주의로 전 세계를 위협하는 세계 속 변방국을 ‘한가운데 중심 국가’로 불러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게다가 스스로를 중심에 놓지 못하고 변방국으로 착각하게 하는 효과가 지대하기에 불가피한 선택일 수도 있을 것이다. 비트겐슈타인은 ‘사용하는 언어의 한계가 그가 살아가는 세상의 한계’라고 말했다. 중심의 변두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Bye 中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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