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수
김태수

다사다난했던 2023년도 이제 얼마 안 남고 2024년이 다가오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우크라이나전쟁과 예상치 않게 발발한 이스라엘-하마스전쟁으로 세계 정세가 더욱 암울해지고 있다. 게다가 이 두 전쟁으로 인한 세계의 소용돌이가 현재로서는 가라앉을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21세기 초반을 지나 중반으로 가면서 세계는 또하나의 새로운 변혁기를 관통하고 있다.

지난 2022년 2월 세계를 강타한 우크라이나전쟁은 올해 더욱 확대됐다. 이 전쟁이 향후 유럽 및 전 세계 국제질서를 결정짓는다는 묵시적 잣대 속에서 국제사회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2년여 가까운 전쟁을 치르면서 국제사회는 피로감, 물자 소멸 등으로 휴전 내지는 종전 협상을 은근히 기대하는 분위기가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그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가 강해 종전 협상은 당분간 본격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의회에서는 고립주의자 의원들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대다수 미국인들도 동조하는 분위기다. 바이든 행정부는 기본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물자 공급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나, 의회가 물자 공급 중단안을 통과시키면 속수무책이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크라이나는 무기를 비롯한 전쟁물자를 자체 공급하거나 영국과 독일 등에서 공급받아야 하는 형편이다. 일부에서는 우크라이나 내에 무기 공장을 건립, 무기를 자체 생산하는 방법도 거론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미국이 서로 피해를 최대한 줄이고 피차 면목을 세우는 입장에서 휴전 내지는 종전 협상이 이루어질지 모른다. 종전 협상 테이블에는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둘러싼 영토 분할 협상이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

이스라엘-하마스전쟁 역시 종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스라엘 네타야후 총리는 하마스가 뿌리 뽑힐 때까지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다. 1200명의 첫 이스라엘 희생자에 대한 보복으로 1만5000명이 훨씬 넘는 팔레스타인을 사살하고 더 많은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국제사회 비난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더 이상 휴전이 없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유엔이 이스라엘의 과도한 공세를 규탄하고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했음에도,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미국은 이를 거부한 상태다. 하지만 과반수 이상 미국인들은 이 전쟁에 대한 바이든의 정책에 찬성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전쟁과 맞물려 이 전쟁은 바이든의 외교능력에 큰 의구심을 주고 있다.

이 두 전쟁은 앞으로의 세계 시스템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내년 들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쟁에서 이기는 양상을 보이고 푸틴의 의사가 대부분 반영된 종전 협상이 진행되고 관철된다면, 러시아는 다시 유럽의 강자로 그 위상을 재강화하게 될것이다. 그렇게 되면 유럽에서는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미국의 입지가 약화될 것이다. 이것은 중국과 북한이 동아시아에서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며, 한국을 향한 북한의 도발의지는 더 커지게 될 것이다. 중국의 동아시아 및 전 세계를 향한 도전은 말할 것도 없다.

내년 11월에 미국 대통령 선거가 열린다. 현재 상태에서는 바이든 대 트럼프의 대결로 굳혀져 있다. 이 두 전쟁이 선거 전까지 끝나지 않는다면 대통령 선거 결과가 전쟁의 방향에 결정적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바이든이 이길 경우 현재 상태가 계속될 것이고 트럼프가 이길 경우 새로운 방향이 잡힐 것이다.

한국은 윤석열 대통령의 새로운 지도력 아래 경제·외교·국방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전진과 발돋움을 하고 있다. 국제적 위상이나 세계 파워 랭킹에서 점진적 부상을 기록하고 있다.한국으로서는 자유진영 우방세력의 확고한 일원으로 국제적 입지 강화에 그 조타수를 계속 맞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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