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피습한 괴한을 검거할 당시 포착한 흉기. 민주당이 밝힌 ‘20cm 길이의 예리한 흉기’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다. /온라인 커뮤니티 확산영상 캡처
경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피습한 괴한을 검거할 당시 포착한 흉기. 민주당이 밝힌 ‘20cm 길이의 예리한 흉기’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다. /온라인 커뮤니티 확산영상 캡처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방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10시 30분경 괴한에게 피습 당했다. 민주당은 괴한이 20cm 길이의 날카로운 흉기로 이재명 대표의 목 부위를 찔렀고, 경정맥 손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현장에서 괴한을 제압한 경찰은 이재명 대표가 1cm 크기 열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장에서 지혈을 했고, 의식이 있으며, 출혈량은 적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후 응급 진료를 맡은 부산대병원 측은 "경정맥 손상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괴한이 목을 20cm 길이 쇠 흉기로 찔러"…그런데 ‘열상’?

사건 이후 민주당은 "괴한이 이재명 대표를 20cm 길이의 금속 흉기로 목을 찔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회칼이라는 주장까지 편다. 그런데 피습 당시 동영상을 본 의료인들은 "날카로운 흉기로 저렇게 체중을 실어 밀면서 찌르는데 1cm 열상만 생긴다는 건 이해가 안 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열상’이란 "피부가 찢어져서 생긴 상처"를 말한다. 상처 가장자리가 울퉁불퉁하며 불규칙하게 생긴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예리한 흉기로 찔리거나 베는 경우 생기는 상처는 ‘자상’이나 ‘절상’이다. 손상 부위 접합면이 반듯하다.

‘자상’은 "끝이 예리한 못이나 창, 칼 등의 물체에 의해 피부가 잘려서 입는 상처"를 말한다. 외피만 손상되면 출혈이 심하지 않지만 상처가 깊으면 내부 출혈이 일어날 수도 있다. 또한 상처가 깊을 경우에는 소독이 쉽지 않아 세균 감염 등의 위험성이 있다. ‘절상’ 또한 "끝이 예리한 칼, 유리 파편 등으로 피부가 잘려져 입는 상처"를 말한다. ‘열상’과 달리 상처 부위 피부가 손상되지 않은 때문에 외부 감염 위험이 비교적 적다.

◇의료계 "예리한 흉기로 공격 받았다면 경정맥 잘렸을 텐데…"

만약 민주당의 주장대로 이재명 대표가 길고 예리한 흉기로 경정맥을 공격 받았다면 ‘깊은 자상’이었을 것이고, 대량 출혈로 의식을 잃는 것은 물론 현장에서 생명까지 위험했을 거라는 게 의료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경정맥은 손상돼도 경동맥만큼 즉각적이고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는 것은 아니지만 흉기 등으로 절단되거나 손상될 경우에는 생명이 위독해질 수 있는 급소다. 하지만 현재 이재명 대표의 상태는 위독해 보이지는 않아 보인다.

이날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김상연 교수는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목 부위 출혈이 심할 경우 대개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게 아니고 상처가 깊지도 않다면 후유증 또한 심하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 대표가) 한 시간 이상 지난 지금 의식이 있고 특별히 위험하다는 신호가 없다면 생명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무술계 관계자들은 흉기의 정체를 두고 의아해 한다. 진검 사용 경험이 많은 무술계 관계자들은 체중을 실어 회칼과 같은 흉기로 상대방의 목을 찔렀는데 상처가 1cm라는 민주당 발표를 두고 "그건 영화 속 전문 킬러도 어려울 것"이라며 헛웃음을 지었다.

한편 괴한의 ‘체중을 실은 흉기 공격’을 받은 이재명 대표는 피습당한지 50분 가량 지난 뒤 응급헬기를 타고 서울 종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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