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 관련 치료 경과 상태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흉기로 피습당한 사건과 관련해 전문성 있는 의료진의 브리핑 대신 당 차원에서 ‘전달’만 하고 있는 것을 두고 과거 공안당국 발표에만 의존해 질타를 받았던 ‘박종철 치사 사건’이 거론되고 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3일 "수술은 잘 마무리가 됐다고 한다"며 "지금 중환자실에 계시며 하루 한 번 가족 면회가 가능하다. 경과를 잘 지켜봐야 할 것 같고 중환자실에 있는 만큼 상황이 심각했다고 할 수 있겠다"고 밝혔다. 피습 당일에도 민주당 측은 "경정맥이 손상된 것으로 추정돼 대량 출혈이나 추가 출혈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 피습사건이 보도되면서 야권 지지자들을 포함한 국민들이 혼란에 빠졌으나 전문성 있는 의료진의 브리핑이 아닌 당 차원에서 전달뿐이다 보니 당시 상황에서 접근성이 좋고 권위있는 부산대병원에서 굳이 서울대병원으로 헬기를 타고 이송한 점, 건강상태, 상처의 크기 등 부정확한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영화로도 익히 알려진 과거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거론되고 있다. 당시 1987년 박군은 치안본부에 연행돼 고문 끝에 사망했으나 공안당국의 발표에만 의존해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당시 강민창 치안본부장은 "갑자기 억 소리를 지르며 쓰러져 중앙대 부속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했음"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0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시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선거 유세장(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5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15cm 길이의 문구용 커터칼)에 피습당한 사례도 거론된다. 박 전 대통령은 위급한 와중에도 하늘길을 따라 서울대병원으로 향하지 않고 인근 신촌 세브란스 병원 응급실에서 수술 받았다.

당시 탁관철 신촌 세브란스 성형외과 교수는 국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 ‘얼굴의 상처가 10cm 이상이다. 60바늘 이상을 꿰맸다’고 발표했다. 또 ‘침샘과 턱근육이 일부 손상됐으며 안면근육 손상도 배제할 수 없다’, ‘정상적 언어생활까지 최소 한 달 이상 걸릴 것’ 등 전문적 의료소견을 내놨다.

김이현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의협의 공식 입장은 아니고 의사로서 개인적인 소견이다. 테러에 가까운 불행하고 있어서는 안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면서도 "정확한 의료진의 브리핑, 의학적 소견이 없는 상황에서 헬기를 탈 만큼 위중 했는가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또 "의료계 입장에서 봤을 때, 정말 위중한 상황이었다면 외상을 전문으로 하고 가까운 부산대병원에서 의학적 조치를 받았어야 했다. 헬기까지 띄워 서울대병원에 간 것은 국가가 인증한 부산대병원 외상 특화 기관의 기능적 부분을 부인해버린 것과 같은 것이다"며 "지역의료를 살리자고 하고 지역의사제도 하자고 하며 공공의대도 짓고 싶다고 하는 분이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본인은 지역 의료를 기피하고 서울대병원을 택한 것이다. 지역 주민들이나 ‘묻지마 칼부림’ 희생자 분들 등 국민들은 서울대병원 가고 싶지 않았겠는가"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앞서 단식 때도 20일 가까이 했다고 하는데 사실 그 정도면 기네스북에 올라야 할 정도다. 의학적으로 봤을 때 엄격한 기준으로 단식을 하지 않았나 판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20일 엄격한 단식이었다면)이미 혼수상태에 빠졌어야 했다. 지팡이를 짚고 걷는다는 것은 전혀 의학적이지 않다. 이런 퍼포먼스는 국민들이 보기에 정확한 정보도 아니고 좋은 현상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공식 브리핑을 의료진이 하는 것이 좋을텐데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조금 의아하다고 생각을 한다"며 "일반인도 아니고 공인 신분이고 야당주장대로 의전서열이 대한민국 8번째라고 한다면 국민 알권리를 위해서라도 브리핑을 직접 하는 것이 이런저런 논란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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