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를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는 김모씨가 10일 오전 부산 연제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후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 /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습격해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김모씨의 범행동기가 ‘본인의 정치 신념’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부산경찰청 수사본부는 ‘이 대표 습격 사건’ 관련 9일간의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세간의 관심이 쏟아졌던 김씨의 범행 동기는 주관적인 정치 신념에 따른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까지는 배후 세력이 없다는 것이 경찰의 발표다.

경찰은 "김씨는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일을 막고 총선에서 특정 세력에게 공천을 줘 다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하고자 범행을 저질렀다"며 "이 대표 재판이 연기되는 등 제대로 처벌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에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남기는 말(변명문)’이라는 제목으로 김씨 자신의 범행 정당성을 알리기 위해 작성한 8쪽짜리 문건에서도 유사한 취지의 내용이 반복적으로 기재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측은 "디지털 포렌식 자료와 참고인 진술, 프로파일러의 진술 분석 등을 종합하면 김씨가 주관적인 정치적 신념이 극단적 범행으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찰 수사 결과 김씨는 지난해 4월 흉기를 구입해 개조하고 6차례 걸쳐 이 대표를 따라다니거나 이 대표 방문지를 사전 답사하는 등 치밀한 범행계획을 벌였다. 충남에 거주하는 김씨는 2일 오전 10시 50분께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 전망대를 방문한 이 대표에게 지지자인 것처럼 접근해 목 왼쪽 부위를 흉기로 찌른 뒤 현장에서 체포됐다.

법원은 김씨의 구속영장을 지난 4일 발부했다. 부산경찰청은 수사관 68명을 투입해 수사본부를 꾸려 9일간 해당 사건을 수사해왔다.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께 부산 연제경찰서 유치장에 있는 김씨를 검찰로 구속 송치했다.

검찰은 이원석 검찰총장 지시에 따라 이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한 특별수사팀을 부산지방검찰청에 꾸려놓은 상태다. 특별수사팀 팀장은 박상진 1차장이, 주임검사는 김형원 공공수사부장이 맡았다. 공공수사 전담부서와 강력사건 수사 전담부서 4개 검사실로 꾸렸다. 검찰은 수사 초기 단계부터 경찰과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김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검찰이 구속 송치하고 김씨 변명문을 우편 발송해 줄 것을 약속한 70대 남성 A씨를 살인미수 방조범으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 공범 및 배후와 관련해서는 김씨와 공모한 공동정범이나 김씨를 교사한 배후 세력은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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