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선균(48)씨가 지난해 12월 23일 오전 3번째 조사를 받기 위해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배우 이선균(48)씨가 지난해 12월 23일 오전 3번째 조사를 받기 위해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경찰이 마약투약 혐의로 수사받다 사망한 배우 고(故) 이선균씨의 수사정보 유축 의혹 확인을 위해 강제 수사에 나섰다.

23일 경기남부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씨 사건을 수사한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와 이씨 수사 정보를 자세히 보도한 언론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이번 압색에서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 소속 직원들의 휴대전화 등 개인 전자장비는 물론 이들이 진행했던 이씨의 마약 투약 사건 수사와 관련된 자료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경찰은 압수물 분석을 통해 실제로 인천경찰청 내부에서 특정 언론사 등으로 수사 정보를 유출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앞서 경기남부경찰청은 인천경찰청으로부터 수사 정보 유출 경위를 파악해달라는 수사 의뢰를 받았다. 인천경찰청이 직접 조사할 경우 공정성 보장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인접한 경기남부경찰청이 수사를 맡게 된 것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수사 의뢰가 들어온 지 일주일 만에 이번 압색에 착수해 수사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이씨 마약 투약 혐의는 지난해 10월 19일 언론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이씨는 이보다 앞선 10월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형사 입건됐으며 두 달간 세 차례에 걸쳐 경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세 번째 소환조사 받은 지 나흘 뒤 이씨는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가 숨지기 전 경찰조사를 앞두고 비공개 조사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포토라인에 섰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강압수사 논란도 빚었다. 이에 봉준호 감독 등 문화예술인들은 수사정보 유출 경위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편 이씨를 협박해 3억5000만원을 뜯은 전직 배우와 유흥업소 여실장도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검 강력부(이영창 부장)는 이날 공갈과 공갈미수 혐의로 전직 영화배우 A씨를 구속 기소했다. 또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대마 혐의로 이미 구속 기소한 유흥업소 실장 B씨도 공갈 혐의를 추가 적용해 함께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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